올해 대구 분양시장 완전히 ‘空쳤다’
  • 김무진기자
올해 대구 분양시장 완전히 ‘空쳤다’
  • 김무진기자
  • 승인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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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연관 업계 생사 기로에
신규 아파트 분양 ‘0건’ 기록
분양·광고 대행·인테리어 등
관련 업계 사실상 ‘개점휴업’
직원 감축 등 자구책 역부족
역외업체 대구진출로 이중고
지역 업체 위한 지원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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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심 아파트 전경. 뉴스1
1998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올해 대구의 신규 아파트 분양이 0건을 기록하면서 지역 분양·광고대행 및 설계·인테리어 등 관련 업계가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후분양을 중심으로 내년 재개될 분양시장을 앞두고 관련 업계는 지역 업체들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관심과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일 대구지역 분양·광고 대행 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현재까지 올해 대구의 신규 분양 아파트(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보증 기준)는 단 1가구도 없다. 지난 5월 달성군에서 신규 분양이 1건이 있었지만 34가구 규모의 나홀로 아파트였고, 청약경쟁률도 0.29대 1로 저조했다.

일감이 없어 1년간 개점 휴업 상태가 되자 대구지역 관련 업종의 산업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대구와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A 광고회사는 20명의 직원을 지난 6월 절반으로 줄였지만 이마저도 버거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B 광고회사도 대부분의 정규직을 없애고 프리랜서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C 분양대행사는 타 업종인 중개업에 진출해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역외 업체들의 대구 진출로 지역 업체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외지 건설사들의 지역 업체 하도급률이 극히 저조한 데 따른 것이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대구 신규 분양 단지 151개 가운데 외지 건설업체 현장은 120곳으로 지역 광고업체가 분양 광고를 수주한 단지는 26곳(21.7%)에 불과하다.

특히 내년 대구에 신규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20곳의 후분양 예정 단지들은 대부분 외지 건설업체 물량이다. 이들 건설사가 종전처럼 지역 분양 관련 업체를 외면할 경우 관련 기업의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시가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해 역외업체의 지역 건설공사 참여 때 공동도급과 하도급 비율을 높이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분양대행이나 광고, 인테리어업은 하도급 업종에 포함되지 않아 수혜를 입지 못한다.

이에 따라 신규 분양 때 일감을 확보해야 하는 관련 업계의 사정을 고려한 대구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최종태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장은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지역 관련 산업 기반이 무너지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며 “결국 호황기로 분류되는 지난 10년간 대구지역 부동산 시장은 역외 업체들의 잔치로 끝났고, 지역 업체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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