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기 전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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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기 전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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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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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가장 큰 유혹 중의 하나는 너무 일찍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야구는 9회말 이라는 말이 있다. 실지로 9회 말에 끝내기 홈런이나 안타를 쳐서 역전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얼마전에 가르시아 카로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24 유럽선수권 여자 경보20㎞결선에서1시간28분48초로 4위를 했다. 그는 선수가 결승선 약10m를 앞두고 너무 일찍 세리머니를 시작했다.

3위로 들어오던 그는 스페인 국기를 목에 두르고 허공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다. 5m가량을 남겨두고 우크라이나의 류드밀라 올리아노브스카(31)가 따라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르시아는 자신의 오른쪽으로 지나치는 올리아노브스카를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라 속력을 높였지만 만회할 시간이 없었다. 이를 두고 영국 가디언은 “가르시아 카로의 얼굴에 공포감마저 서렸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가르시아 카로는 스페인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말 실망스럽다. 동메달을 목에 걸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정신적인 회복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우리 속담에도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마신다’는 말이 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그 위치를 그르칠 때는 그만한 댓가를 치뤄야 한다는 의미다. 스포츠 경기에서 결승선(end line)을 통과하기도 전에 세리머니를 펼치다가 후속주자에게 메달을 내어주는 경우가 앞의 예처럼 가끔 일어난다.

작년 10월 중국 항주에서 벌어진 아시안 게임 롤러스케이팅 남자 3000m 계주에서 레이스 내내 선두를 달리던 한국은 막판까지 1위를 지켰으나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대만에 1위를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주자인 정철원 선수가 승리를 예감하고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허리를 펴고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금메달 세레머니를 미리 한것이 탈이 났던 것이다. 그때까지 뒤를 바짝 따라오던 대만 황위린이 왼발을 쭉 내밀며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여 대역전극을 펼친 것이었다. 결승선 바로 앞에서 김칫국부터 마시다가 아까운 금메달과 병역특례까지 놓친 것이다. 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라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끝나기 전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미국의 ‘선샤인’이라는 월간지의 통계에 의하면, 역사상 최대 업적의 35%는 육십에서 칠십 사이, 23%는 칠십에서 팔십 사이, 8%는 팔십 이상의 나이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성취되었다고 한다.

세계 역사상 위대한 업적의 무려 64%가 이렇게 60세 이상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노년이야말로 제2의 인생임을 알수 있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창립자 커넬 샌더스는 65세에 닭튀김 요리법 개발했다. 1009번의 거절 끝에 1010번째 찾아간 곳에서 68세에 첫 체인점 오픈을 해서 대박을 낸 것이다.

맥아더 장군은 70세에 인천 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대한민국을 적으로부터 구해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80세에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설계를 완성했다. 헨델과 하이든의 작곡한 명곡들은 대부분 70세 이후에 작곡한 대작들이다.

‘리골레토’ ‘레퀴엠(위령미사)’을 작곡한 베르디는 80이 되어도 왕성한 작곡 활동을 했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80이 넘어서도 왕성한 작곡 활동을 했다. 피카소는 92세 숨을 거둘 때까지 그림을 그렸다. 미켈란젤로는 70세에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의 돔을 완성했고 71세에 새로운 피에타상 조각을 시작했다.

우리주변에 인생을 다 산 것처럼 쉽게 절망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운동 경기든 인생이든 끝나기 전에는 끝난 것이 아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인생이고 스포츠맨십이다.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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