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눈을 떠보니 고양이가 되었다?
  • 손경호기자
어느 날 눈을 떠보니 고양이가 되었다?
  • 손경호기자
  • 승인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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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추리소설 『당직실 고양이』 출간
당직실 고양이 표지
기발한 설정과 흡인력 있는 전개로 독자를 사로잡을 준비가 된 작가 송대길의 장편소설 『당직실 고양이』가 도서출판 비엠케이에서 출간됐다. 『당직실 고양이』는 송대길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광고회사 팀장인 길건이 모종의 음모로 인해 고양이가 된다는 SF적 설정과, 고양이가 되어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살인 사건을 파헤치게 되는 추리소설적 전개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당직실 고양이』만의 매력을 자아낸다.

광고회사에 다니고 있는 길건은 광고를 수주한 것을 축하하는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긴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어딘가 이상하다. 사람들의 키는 훌쩍 커 있고, 냉장고 손잡이는 닿을 수도 없을 만큼 높은 곳에 있다. 길건은 곧 자신이 고양이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자고 일어나니 하루아침에 고양이가 되었다니, 길건은 팔짝 뛸 노릇이지만 강력범죄수사대에서 키워지게 되며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길건은 누구보다 머리가 비상한 인물이다. 그 비상한 머리가 겉모습이 바뀌었다고 어디 갈 리는 없는 것이다. 길건은 ‘링컨콘티넨탈 할머니’의 사망에 무언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는 걸 눈치채고 사건의 배후를 쫓기 시작하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길건은 왜 고양이가 된 걸까? 다시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무엇보다 링컨콘티넨탈 할머니의 죽음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 사상 최초 고양이와 인간의 강력범죄 공조수사가 시작된다.

사람이 고양이가 된다는 설정은 얼핏 판타지적으로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당직실 고양이』는 판타지 소설이 아니다. 소설에서 고양이의 몸에 인간의 뇌를 연결했다고 분명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현대 과학기술로는 아직 실현 불가능하나, 미래에 이루어지지 않을 일이라고 단언할 수만도 없다. 바로 이 지점이 『당직실 고양이』를 SF 소설로 만들며 개연성을 부여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당직실 고양이』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데, 형사들의 수사 과정, 형사들이 나누는 대화 등이 매우 실감 나게 묘사되어 있다. 작가가 평소에 추리소설을 즐겨 읽으며 기본적인 지식을 쌓은 데다가 충분한 자료 조사가 소설의 핍진성을 높였다고 할 수 있다.

『당직실 고양이』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소설에 그치지 않는다. 잘 쓰인 여타 장르소설이 그렇듯, 『당직실 고양이』역시 인간의 내밀한 욕망을 파고든다. 소설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사건은 각각의 인물들이 지닌 욕망 때문이다. 작가는 용의자 한 명 한 명을 치열하고 섬세하게 다루며 욕망이 극단에 치달을 때 어떤 비극이 벌어지는지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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