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전국의 의대 졸업생 취업 현황에 따르면 경북지역 의대 졸업생의 경우 지역 병원 취업률은 고작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통계는 지역 의대 정원을 아무리 늘려봤자 열악한 지역의료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지난 5년간 전국 의대 졸업생 9807명 중 절반이 넘는 5730명(58.4%)이 수도권에 취업했다. 의대 졸업생의 수도권 병원 취업률은 2018년 55%에서 2022년 60.7%로 증가했다. 학교 소재지별로 서울 2678명(90.2%), 인천 74명(91.4%), 경기 223명(93.3%)이 수도권으로 취업했다. 자신이 졸업한 의대가 속한 지역에 취업한 의사들은 지난 5년 동안 경북은 고작 17명(3.3%), 울산 16명(8.6%)에 불과했고, 경남·강원·충남지역도 각각 77명(19.6%), 214명(21.1%), 194명(31.5%)으로 낮았다.
이 같은 양상이 달라지지 않는 한 지역 의대 정원을 아무리 늘린다고 해도 필수의료 취약지 개선은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불과하다. 서울대 의대 김윤 교수는 건강보험 수가(진료비)를 올려 지역 의사의 보수를 높이는 해법에 동의하지 않는다. 연봉 4억 원을 제시하고도 응급의학 전문의를 채용하지 못하는 지역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가 주장하는 해법은 역시 ‘의사가 일하기 좋은 병원, 큰 병원을 지방에 만들어야 한다’는 쪽이다.
조금만 아파도 큰 병원, 수도권 병원만 찾아다니는 국민의 심리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지역의 병원들도 믿을 만하다”는 민심을 실증적으로 가꿔내지 않고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경북의 포스텍·안동대 의대 설립과 각 지역 상급병원 설립 정책은 더욱 강력하게 추진돼야 한다. 그게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의대 증원’ 정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미봉책에 그칠 게 뻔하다. 의사면허를 딸 때까지만 지방에 살고, 모조리 대도시로 떠나는 지역 의대 졸업생 양산이 무슨 의미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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