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물린 후 빨갛게 부어오르고 열이 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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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물린 후 빨갛게 부어오르고 열이 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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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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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기세를 부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산, 바다로 휴가를 떠나는 시기다. 요즘 외래 진료나 응급실 내원 환자를 보다 보면 간간이 다리나 손, 팔 부위가 빨갛게 붓고 열이 나는 환자를 접하게 된다. 대부분 미미한 벌레 물림이나 상처가 생겼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상태가 심각해져 병원을 찾은 경우다.

손이나 발, 특히 무릎 밑으로 빨갛게 부어오르고 열이 난다면 봉와직염이 원인일 수 있다. 봉와직염은 주로 A군 용혈성 사슬알균이나 황색 포도알균 같은 세균이 외상이나 짓무름으로 인한 피부 균열 틈으로 침투하면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야외활동이 많은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내원 환자들을 살펴보면 풀벌레에 물리거나 작은 나뭇가지, 잎에 쓸린 경우, 물놀이 중 무언가에 찔리거나 바위나 돌에 부딪힌 경우가 많다. 야외활동이 아니라도 집안에서 바닥에 무릎을 대고 걸레질을 한다든가 무릎 꿇은 채 꽃을 오랫동안 촬영을 하다 오기도 한다.

물론 우리 몸은 면역력이 있기에 이런 상황에서 모두 감염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피부에 작은 염증이나 균열이 생기면 피부 주변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병원균이나 손톱 주변의 균들로 인해 악화할 수 있다.

우선 피부에 작은 홍반이 생기면서 가렵다면 피부를 깨끗이 씻은 후 얼음 등으로 마사지를 하는 걸 추천한다. 이와 함께 집에 있는 피부 연고, 소염제까지 복용하면 대부분 문제없이 넘어간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빨간 반점이 몸통 방향으로 커지고 부종이 심해지면서 발열이 있다면 집에서 해결이 어려운 상태다. 낮이라면 가까운 개인 병원을 찾고 밤이라면 주변의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 내원해 봉와직염으로 진단된다면 감염 원인균을 찾기 위해 혈액검사와 균 배양 검사 등을 시행한다. 또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주사 소염제를 투여한 뒤 부목으로 증상 부위를 고정하기도 한다. 봉와직염은 주사 항생제를 투약하기 때문에 외래 통원 치료가 힘든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입원 후 2~3일 정도 경과를 관찰하다가 호전이 된다면 5~7일 사이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항생제 치료에도 발열이 지속되고 빨갛게 올라왔던 부위가 노랗게 변한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는 초음파나 MRI로 고름이 찬 사실을 확인한 뒤 이를 빼내야 한다. 이와 함께 균 배양검사에서 확인된 균을 죽이는 확정 항생제를 투약하면 대개 1~2주 후 퇴원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봉와직염은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고 재발이 흔하지 않다. 다만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들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어린이는 상처, 긁힘, 벌레 물림이 많은 편이고, 노인은 피부가 얇고 혈액순환이 저하돼 있어 감염에 취약하다. 성인의 경우 당뇨병, 간질환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졌거나 수술, 사고 후의 이차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청소년도 스포츠로 강한 접촉이나 외상에 의해 봉와직염이 발생한 후 방치하다가 병이 급속도로 진행하기도 하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 된다.

봉와직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 시 외상을 입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풀숲에서는 벌레 기피제 등을 사용해 벌레 물림을 막고 물놀이를 할 때도 아쿠아슈즈 등을 착용해 상처가 나기 쉬운 부분을 보호하는 걸 추천한다. 실내에서도 피부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행동은 피하고 위생 상태를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신체에 열이 오르는 증상은 우리 몸이 외부의 공격을 받아 구조요청을 보내는 신호다. 이러한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이는 게 치료의 절반 이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김의순 유성선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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