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에 따르면 포항지역 해수욕장 피서객은 지난달 6일 개장한 이후 이달 5일까지 31일간 28만 5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피서객 44만 1000여 명보다 크게 감소했다. 포항을 제외한 경주, 영덕, 울진 해수욕장 피서객도 5일 기준으로 1만 5000명이나 줄었다.
도는 일단 올들어 더욱 혹독해진 폭염과 장마로 피서객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파리 출현까지 극심해져 피서객 감소를 부채질한 것으로 점쳐진다. 경북에서 발생한 해파리 쏘임 사고는 올해 모두 856건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143배나 증가했다.
동해안을 습격하는 해파리는 무게 100㎏, 길이는 1~5m(촉수 길이 포함) 넘는 강독성 노무라입깃해파리이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 최근 노무라입깃해파리 개체 수를 조사한 결과 1㏊당 평균 108마리로 지난해 평균 9마리에 비해 10배 넘게 늘어 2015년 관찰을 시작한 이래 최대 수준이다.
이 해파리에 쏘이면 붓고, 열이 나고, 근육이 마비되거나 호흡곤란, 쇼크 증상 등이 나타난다. 사고를 피하려면 몸이 덜 드러나는 수영복을 입는 게 좋다. 쏘이면 바로 물 밖으로 나와 바닷물로 씻어야 한다. 수돗물로 씻으면 독이 퍼져 상태가 더 악화한다. 피부에 박힌 촉수는 장갑을 끼고 뽑아내야 한다.
해파리 대책은 외국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호주는 해파리 출몰 시 해변을 폐쇄하고 해파리 그물 설치, 경고 표지판 설치, 응급 처치 교육 등 즉각적인 대응 체계를 수립하고 있다. 일본과 스페인, 미국 플로리다주 등에서는 해파리 출몰 예보 시스템을 완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질적인 임기응변식 대응이 문제다. 매사 일이 터지면 그제야 부랴사랴 나서서 왁자지껄 책임 공방이나 벌이는 이 얄팍한 풍토가 가장 큰 병폐다. 해파리 출몰은 이제 해마다 민생에 영향을 미치는 일상의 문제가 됐다. 철저한 분석과 빈틈없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효율적인 예방책과 응급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해마다 여름이면 똑같은 비명만 반복하는 법석이라니 이게 대체 무슨 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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