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의 용맹과 작전능력은 북한 김정일에게도 분명한 `경고’가 됐을 것이다. 우리가 작년 천안함 폭침이라는 북한만행에 당했지만 언제, 어디서든 북한의 도발을 몇 배 강력히 응징할 태세가 되어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국민들이 청해부대 활약에 박수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해군은 물론 전군이 청해부대를 본받기 바란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지나치면 모자라는 것만 못하다’는 의미다. 청해부대 활약상에 대한 칭찬과 격려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 엄격히 말하면 우리 군의 존재는 청해부대처럼 우리 국민이 위기에 처했을 때 목숨을 걸고 구해내는 것이다. 국내, 국외 가릴 것 없이 달려가야 하는 존재가 군이다. 청해부대는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수행한 것이다.
국방부가 청해부대의 작전을 홍보하는 심정을 이해 못 하는바 아니다. 그러나 지나치면 흠이 되는 법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국방부의 자기자랑이 지나치다”고 일침을 놓은 데 일리가 있다. 청해부대 활약상을 알린다고 청해부대가 보유한 각종 무기의 제원을 까발리고, 청해부대 기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공개한 것은 군사기밀을 만방에 고지한 것과 다름없다.
더구나 지금 우리 어선 금미호와 우리 선원 2명이 소말리아 해적에 붙들려 있다. 삼호주얼리호 납치 해적소탕에 대한 반발로 이들의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지금도 아덴만에는 우리 선박 수십 척이 항해하고 있고, 이들은 소말리아 해적들의 납치위협에 노출돼 있다. 해적들은 23일 로이터통신에 “한국 선박·선원을 납치하면 몸값을 안 받는 대신 선박은 불태우고 선원은 죽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청해부대뿐만 아니라 해군 전체가 청해부대 수준의 작전능력을 갖춘 것으로 믿고 싶다. 나아가 육군, 공군도 청해부대를 능가하는 전투력과 작전능력을 갖췄을 것으로 국민들은 확신한다. 그러나 지나친 공로 보고는 바로 `과유불급’에 해당된다. 군사기밀사항에 작전 수행과정까지 미주알고주알 공개하면 다음에 작전이 필요할 때엔 또 무슨 전략전술로 임무를 다 하려는가. 은근히 걱정스럽기도 하다. 우리 군을 아끼고 믿는 국민들의 마음이 다 이러할 것임을 헤아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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