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는 노무현 정부가 체결했다. 당시 일본은 한미 FTA 체결에 “한국에 선수를 빼앗겼다”고 자책했다. 한미 FTA 체결을 계기로 한-칠레, 한-EUFTA가 체결돼 `수출입국’의 위상을 다지고 있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이 체결한 한미 FTA를 후계세력인 민주당이 4년째 짓밟고 있다. 안 지사는 이런 민주당의 위선과 이중성을 비난한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 시절 “한미 FTA 비준은 나의 소신”이라고 했다. 민주당 대표에 취임해서도 한미 FTA 비준이 늦어지자 “참여정부가 체결한 FTA를 우리가 비준하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런 손 대표가 “한미 FTA 일방적 퍼주기 협상은 절대 반대한다”고 표변했다. 손 대표는 `정치’뿐만 아니라 `정책’에서도 `철새’의 본능이 엿보인다.
더 헷갈리는 주인공은 민주당 천정배 의원이다. 그는 노무현 정권 법무 장관으로 한미 FTA 비준을 위한 합동담화문에 서명한 장본인이다. 그런 그가 야당이 되자 입에 거품을 물고 FTA를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 의회 소식지에 “미국의 무역적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한-미 FTA를 하지 말자”는 식의 기고문을 실었다. 웃기는 얘기다. 한미 FTA로 인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한국의 무역흑자’를 의미한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미국 무역적자’를 걱정하며 FTA를 반대한 것이다. 이런 사람이 법무 장관을 지냈고 지금도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다 게 기적처럼 느껴진다.
코미디언은 더 있다. 유시민 국참당 대표다. `노무현 아바타’를 자처한 그는 한미 FTA 찬성파였다. 그런데 민노당이 그에게 노무현 정부의 한미 FTA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원망의 대상이 된 정책적 선택에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려야겠다”고 사과했다. 민노당이 추진하는 진보신당에 합류하기 위한 처절한 `앵벌이’로 들린다. 지하의 노무현이 벌떡 일어날 발언이다.
안희정 지사는 “친노에도 유통기한이 있다고 본다”며 “그런데 그걸 잘 몰라 결국 벽에 똥칠할 때까지 하려는 거다”라고 `노무현 유산’을 우려 먹는 친노들을 힐난했다. 안 지사가 지적했듯 “벽에 X칠할 때”까지 노무현을 우려 먹는 세력은 하나 둘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 밑에서 국무총리와 장차관, 비서실장, 민정수석 등을 지냈으면서 `노무현의 자살’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는 대신 `노무현’을 팔아 입신하려는 위선자와 이중인격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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