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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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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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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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산은 받았지만  빗발이 후려쳐서 아랫도리는 쥐어짜게 젖었다.” 손창섭의 `미해결의 장’에  나오는 대목이다.  비가 쏟아져 내리는 날 길에 나섰다면 누구나 겪었을 일이다. 느닷없이 퍼붓는 물폭탄이 흔한 요즘엔  이 정도는 약과다. 물에 잠겨버린 거리나 마을에선 무릎, 허리, 가슴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고 나와야 한다.
 그렇게 몸과 옷이 젖는데도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우산이다. 요즘 TV에서 자주 보는 광경이다. 머리만 젖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우산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런 우산의 뿌리는 양산(陽傘) 또는 일산(日傘)이었다. 옛 중국을 비롯해 동서양 곳곳에서 양산은 시쳇말로 끗발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비를 막기 위해 우산을 쓰기 시작하기는 옛 로마사람들이 처음이라고 한다. 양산이건, 우산이건 진화한 것은 무게뿐이다. 여성용 파라솔이 등장한 것도 20세기 들어 프랑스가 처음이다.
 예전에 `협립’이니 `신광’이니 `세화’니 하는 상표를 달고 나왔던 국산 우산은 이제 살 수가 없다. 대신 중국산 우산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품질을 생각하면 값이 싼 것도 아니다.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들여온 우산·양산이 7199만 달러 어치다. 이 가운데 6869만 달러를 중국에 건넸다. 연간 2000만개 쯤 들여오는 돈이라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비오는 날이면 으레 나타나는 게 우산에 덧씌우는 비닐 덮개다. 실내 또는 건물 안으로 빗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우산을 들고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 십상이다 싶다. 문제는 이 덮개가 또 다른 비닐 공해를 유발한다는 사실이다. 연간 전국 소비량이 1억개가 넘는다고 보도됐다. 20억원어치다. 이것이 땅 속에 묻히면 완전분해되는데 50년이나 걸린다고 한다. 버리는 비닐로 만들어내는 검정 비닐봉투가 빚어내는 공해도 심각한 판이다. 올해는 유별나게 비가 많고 태풍까지 잦다. 비닐공해까지 덩달아 늘어나게 생겼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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