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몸과 옷이 젖는데도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우산이다. 요즘 TV에서 자주 보는 광경이다. 머리만 젖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우산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런 우산의 뿌리는 양산(陽傘) 또는 일산(日傘)이었다. 옛 중국을 비롯해 동서양 곳곳에서 양산은 시쳇말로 끗발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비를 막기 위해 우산을 쓰기 시작하기는 옛 로마사람들이 처음이라고 한다. 양산이건, 우산이건 진화한 것은 무게뿐이다. 여성용 파라솔이 등장한 것도 20세기 들어 프랑스가 처음이다.
예전에 `협립’이니 `신광’이니 `세화’니 하는 상표를 달고 나왔던 국산 우산은 이제 살 수가 없다. 대신 중국산 우산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품질을 생각하면 값이 싼 것도 아니다.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들여온 우산·양산이 7199만 달러 어치다. 이 가운데 6869만 달러를 중국에 건넸다. 연간 2000만개 쯤 들여오는 돈이라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비오는 날이면 으레 나타나는 게 우산에 덧씌우는 비닐 덮개다. 실내 또는 건물 안으로 빗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우산을 들고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 십상이다 싶다. 문제는 이 덮개가 또 다른 비닐 공해를 유발한다는 사실이다. 연간 전국 소비량이 1억개가 넘는다고 보도됐다. 20억원어치다. 이것이 땅 속에 묻히면 완전분해되는데 50년이나 걸린다고 한다. 버리는 비닐로 만들어내는 검정 비닐봉투가 빚어내는 공해도 심각한 판이다. 올해는 유별나게 비가 많고 태풍까지 잦다. 비닐공해까지 덩달아 늘어나게 생겼다.
김용언/ 언론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