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여 산과 바다로 떠나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고속도로 통행량도 2배 이상 증가하였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함께 즐거워야 할 여름휴가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고속도로 갓길 주정차 때문이다. 작년 한해동안 고속도로 갓길 주정차로 인해 25명 이상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갓길주정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위험하고 심각하다. 그러나 정작 운전자들은 안전 불감증에 빠진 듯 안일한 조치와 `이정도면 되겠지’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 아직도 교통선진문화를 이룩하지 못하고 있다.
고속도로 갓길은 고장난 차량을 대피시키는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일시 주정차할 수 있는 구역이지만 갓길주정차 차량 운전자들은 대부분 졸고있거나 휴대전화를 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고속도로 전광 홍보판과 표지판의 `갓길주정차 금지! 매년 사망자 30명이상`이라는 문구가 무색할만큼 운전자들은 남의일이라는 듯 아랑곳하지 않는다. 더욱이 차에서 내려 트렁크에서 짐을 옮겨 싣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하고, 차량의 경고등이나 삼각대를 세워놓는 등의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갓길사고는 일반 교통사고보다 무려 4배 이상 높으며, 치사율은 40%에 육박한다.
`대낮이니까 괜찮겠지’ 혹은 `잠시 세워두는건 괜찮겠지’하는 운전자들의 안일한 생각이 순식간에 대형교통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급하지 않을 경우에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하고, 졸음이 몰려올 경우에는 갓길주정차 대신 저속통행차선 혹은 주행차선을 이용하여 차량 창문을 열고 공기를 환기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차량 고장으로 인한 주정차시에도 경고등을 켜고, 주간에는 100m 야간에는 200m 후방에 주차삼각대를 이용하여 비상주정차임을 다른 차량에게 미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야간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주정차할 시 뒷차량은 후미등을 보고 진행중이라는 인식을 하기 쉽고, 경고등만을 켜놓은 것을 비상등을 켜놓은 것으로 착각하여 그대로 차량을 추돌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야간에는 특히 안전조치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고속도로 갓길은 운전자의 긴급한 용무를 처리하는 곳이 아니다. 차량 고장등 부득이하게 갓길을 이용할 경우에도 위에 언급한 것처럼 안전조치에 신경을 써야한다. 충분한 안전조치는 나의 안전뿐만 아니라 다른사람의 안전도 책임진다는 의식을 가지고, 나의 생각이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완벽한 안전조치만이 최선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다.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사고가 교통사망사고로 이어지지 않게 차량운전자 모두가 명심해야할 것이다.
김미나(영덕경찰서 경무계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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