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실컷 이용만 당하고 내침을 당하는 신세가 토사구팽(兎死狗烹)이다. 교토사양구팽(狡兎死良狗烹)의 준말이다. 교활한 토끼 사냥이 끝나면 훌륭한 사냥개도 삶아먹히고 만다는 뜻이다. 요즘은 토사구팽도 길다싶은지 `팽(烹)’이라고 하면 다 알아듣는다. 토사구팽의 뿌리는 옛 중국이지만 이같은 현상은 동서고금을 가릴 것도 없다.
고래 사냥에도 `팽’ 수법은 통했다. 9세기 이래 고래 사냥의 명수는 바스크족이었다. 고래 잡이하는 그들의 생활은 부유했다. 때문에 돈벌이 잘 되는 포경업에 뒤늦게 눈을 뜬 후발국가들은 바스크인 작살 잡이 확보에 눈독을 들여야 했다. 바스크인 작살 잡이들의 몸값은 엄청나게 비쌌다. 요즘 온 세계가 손꼽는 스포츠 스타들의 몸값을 여기에 비교해도 될지 모르겠다. 어느 영국선주는 자국 선원에게 고래사냥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가진 돈을 몽땅 털어 바스크인 작살 잡이를 고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구룡포 동쪽 바다에서 밍크고래 사냥을 일삼아온 사람들이 무더기로 걸려들었다. 압수한 고래고기만도 6톤이고, 수협 위판가로 셈해도 10억 원을 웃돈다. 10마리쯤 불법 포획했다지만 실제는 이 보다 훨씬 더 많을 것 같다는 추측이 우세하다나 보다. 고래잡이 배는 겉보기에도 분간할 수 있을 만큼 구조가 다르다고 한다. 그 숫자가 아직도 10여 척이라니 이들 세계엔 아직도 `팽’이론이 적용되지 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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