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선거철만 되면 `5당4락’이니 뭐니 하는 소리들이 흘러 다닌다. 몇 억 원을 쓰면 당선권이고, 몇 억 원을 쓰면 낙선이라는 소리임을 누가 모르랴. 마치 `선거 교과서’에라도 실린 말인양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있다. 돈 자루를 푸는 후보에게는 자금의 누수와 증발이 눈에 보인다고 한다. 안타까운 노릇이지만 아프다는 소리도 못할 처지인지라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기만 했다고 했다. 자금뿐만 아니라 측근들의 선거운동 강도 또한 마찬가지라고 한다.
고은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인간의 배반은 가장 가까운 친족으로부터 시작한다. 신라의 고승 원효의 아들은 아버지의 불교를 버리고 유교의 설총이 되었다. 그렇다. 아버지가 어린아들을 사랑하는 때는 순수하다. 그렇지만 그 아들이 자라서 결혼하고 결혼한 뒤에는 아버지의 사랑을 훨씬 벗어나고 만다. 그때의 아버지의 고독은 배반을 깨닫는다.”
포항시의회의장을 지낸 지도층 인사가 국고보조금에 손을 댔다가 덜미를 잡혔다. 흑염소 특화단지를 조성하면서 자부담금 5600만원을 내지 않고도 허위서류로 보조금 4억3700여만원을 타낸 혐의라고 한다. 여기엔 포항시 공무원들도 얽혀있다. 아무리 `눈먼 돈’이라고 한다지만 시의회의장 출신마저도 흑심이 꿈틀거릴 정도로 맛이 있는 것인가. 참으로 맥 풀리는 소식이다. 차라리 국고보조금을 없애버리는 게 나을지도 모를 일이다. 앞으로도 계속될 횡령사태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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