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엣가시 중국어선
  • 김용언
눈엣가시 중국어선
  • 김용언
  • 승인 2013.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눈엣가시’는 `몹시 싫고 미워서 언제나 눈에 거슬리는 사람’이다. 그러니 손놀림 하나, 발놀림 하나까지 모든 게 비위를 긁게 마련이다. 심훈의 `상록수’에 `눈엣가시’가 나온다. “그러나 유독 동혁이만은 그야말로 눈엣가시다. 천생으로 사람이 묵중해서 당최 뱃속을 들여다볼 수가 없는데다가 근처에 없는 고등교육까지 받아서 마주 앉으면 제가 도리어 인금에 눌리는 것 같다.”
 당하는 사람의 처지에서는 이런 사람들일수록 하는 짓마다 염치고 체면이고 가릴 게 없이 막 되먹기 일쑤다. 한마디로 염의없이 구는 사람들이다. 며느리가 미우면 발뒤꿈치가 달걀처럼 둥근 것까지도 밉게 보인다고 했던가.

 지금 울릉도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들이 진을 치고 있다. 기상이 나빠 피항해온 중국어선들이다. 주민들로서는 눈엣가시 정도가 아니다. 목에 걸린 가시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겠다. 중국어선 숫자가 18일 현재 자그마치 217척을 헤아렸다고 한다. 선단치고는 대단한 선단이다. 덩치 큰 이 어선들이 울릉도에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않고 얌전히 머물다가 물러갈 것인가. 어림없는 소리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조업을 하지 않을 리가 없어 보인다. 야금야금 잡다보면 맛을 들이게 마련이다. 울릉도 오징어가 서해의 꽃게처럼 되게 생겼다.
 우리 눈에 비치는 서해의 중국어선은 일종의 괴물처럼 보인다. 어선에 철판 방어벽이 왜 필요할까. 농사짓는데 쓰는 쇠스랑을 왜 갖고 다닐까? 서해에서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우리 해경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달려드는 광경은 전쟁터 그대로다. 지금 울릉도가 긴장하고 있다. 민·관·군을 가릴 것도 없다. 감시하는 눈에 핏발이 설 지경이라고 한다. 서해에서 고기 떼를 싹쓸이하듯 동해에서도 그 버릇을 벌일지 몰라서다. 오징어 떼뿐일까? 바다에서 할 수 있는 짓은 모두 저지를 게 뻔해 보인다. 눈엣가시를 뽑는 방법은 무엇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병희 부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편집인 : 정상호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