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모순(矛盾)은 창(矛)과 방패(盾)다. 한비자(韓非子)의 난세편(難勢篇)에 나온다. 아무리 단단한 방패도 뚫지 못할 것이 없는 창. 이 세상 어떤 창으로 찔러도 뚫리지 않는 방패. 무기 파는 장사치도 실증을 해보이지 못하고 얼굴만 벌거진 채 장터를 떠났다는 전국시대의 얘기다.
`안전’에 맞서는 말은 `위험’이다. 이 세상에 위험한 것이 한두 가지에 그치지는 않지만 살얼음〔薄氷〕과 쌓아놓은 달걀〔累卵〕은 언제 봐도 조마조마하게 마련이다. 극도의 불안은 백척간두(百尺竿頭)란 말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사람 잡는 것은 씻기지 않는 불안감이다. G.J.시저의 `갈리아 전기(戰記)’에 이런 말이 나온다. “예측은 되는데 보이지는 않는 위험이 가장 사람의 마음을 짓누른다.”
때문에 동해안 일대 어민들은 입맛 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출어비를 들여가며 애써 잡아온 물고기 값이 반 토막 나버린 탓이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생선가게도, 횟집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 해서 지나칠 게 없다.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소비자들의 옷소매를 잡아본들 돌아설 것 같지도 않은 모습이다. 과학 논리로 따지면 소비자의 불안감은 모순이다. 그렇다고 소비자를 원망할 수만도 없는 형편이다. 멀어져 가는 소비자의 마음을 어떻게 되돌릴 것인가. 불신을 씻자면 진실을 입증해 보이는 노력 말고 무엇이 더 있을 것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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