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불안감
  • 김용언
수산물 불안감
  • 김용언
  • 승인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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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모순(矛盾)은 창(矛)과 방패(盾)다. 한비자(韓非子)의 난세편(難勢篇)에 나온다. 아무리 단단한 방패도 뚫지 못할 것이 없는 창. 이 세상 어떤 창으로 찔러도 뚫리지 않는 방패. 무기 파는 장사치도 실증을 해보이지 못하고 얼굴만 벌거진 채 장터를 떠났다는 전국시대의 얘기다.
 `안전’에 맞서는 말은 `위험’이다. 이 세상에 위험한 것이 한두 가지에 그치지는 않지만 살얼음〔薄氷〕과 쌓아놓은 달걀〔累卵〕은  언제 봐도 조마조마하게 마련이다. 극도의 불안은 백척간두(百尺竿頭)란 말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사람 잡는 것은 씻기지 않는 불안감이다. G.J.시저의 `갈리아 전기(戰記)’에 이런 말이 나온다. “예측은 되는데 보이지는 않는 위험이 가장 사람의 마음을 짓누른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비롯된 방사능 불안이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동해안 수산물까지도 경계 대상품목에서 풀려나지를 못하는 신세다. 동해의 해류는 후쿠시마지역과는 다르다고 해도 씨가 먹히질 않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는 형편이다. 동해 수산물은 `노는 물’이 다르다며 도지사와 시장, 기관단체들까지 시식에 앞장서 봐도 약발이 먹히질 않으니 탈이다.
 때문에 동해안 일대 어민들은 입맛 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출어비를 들여가며 애써 잡아온 물고기 값이 반 토막 나버린 탓이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생선가게도, 횟집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 해서 지나칠 게 없다.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소비자들의 옷소매를 잡아본들 돌아설 것 같지도 않은 모습이다. 과학 논리로 따지면 소비자의 불안감은 모순이다. 그렇다고 소비자를 원망할 수만도 없는 형편이다. 멀어져 가는 소비자의 마음을 어떻게 되돌릴 것인가. 불신을 씻자면 진실을 입증해 보이는 노력 말고 무엇이 더 있을 것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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