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電 밀어붙이기?
  • 김용언
火電 밀어붙이기?
  • 김용언
  • 승인 201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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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불 난 데 부채질한다고 한다. 타는 불에 기름 붓기와 다를 게 없다. `고전 - 흥부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심술부가 한번만 뒤집히면 심사를 피우는데 썩 야단스럽게 피웠다. 술 잘 먹고, 욕 잘 하고, 에테하고, 싸움 잘 하고, 초상난 데 춤추기, 불 붙는데 부채질하기, 해산한 데 개잡기, 장에 가면 억매흥정, 우는 아이 똥 먹이기…”
 내친 김에 한 발 더 나가보자. `불길’이다. 이번엔 김동리의 `황토기’를 본다. “그는 황토골 태생으로, 나이는 쉰두살, 수염과 머리털이 희끗희끗 반이나 넘어 센 오늘날까지 항상 가슴속에 홀로 타는 불길을 감춰 온 사람이다.” 이 용례에서 보듯 불길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세차게 일어나는 감정이나 정열을 뜻한다고 국어사전에 풀이돼있다.

 영덕군지역발전협의회가 화력발전소 유치와 관련한 설명회를 열었으나 요령부득이어서 시빗거리만 만들어냈다고 한다. 설명회의 주제는 `화력발전소 유치 어떻게 할 것인가’로 내걸었지만 주민들의 핀잔거리만 되고만 모양이다. 준비를 제대로 못한 탓에 주민들의 쏟아져 나오는 질문에 동문서답만 하다가 파장하고 말았다는 소식이다. 화력발전 건설문제라면 당연히 환경문제가 대두되게 마련인데도 이 마저 속 시원한 대답 한 마디 못했다고 한다. 때문에 설명회가 아니라 유치 찬성으로 몰고 가기 위한 모임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자아내고 말았다.
 영덕은 청정지역이다. 그러니 환경 피해에 관심이 쏠릴 것은 당연한 노릇이다. 그런데도 “유치가 확정되면 정확한 답변을 드릴 수 있다”고 했다니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기 어렵다. 하다못해 닭 한 마리를 잡아도 털뽑기부터 시작하는 것 아닌가. 가뜩이나 민감한 문제다. 수심 많은 주민들의 가슴에 풀무질하고, 불길이나 지를 설명회라면 열지 않으니 만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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