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불 난 데 부채질한다고 한다. 타는 불에 기름 붓기와 다를 게 없다. `고전 - 흥부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심술부가 한번만 뒤집히면 심사를 피우는데 썩 야단스럽게 피웠다. 술 잘 먹고, 욕 잘 하고, 에테하고, 싸움 잘 하고, 초상난 데 춤추기, 불 붙는데 부채질하기, 해산한 데 개잡기, 장에 가면 억매흥정, 우는 아이 똥 먹이기…”
내친 김에 한 발 더 나가보자. `불길’이다. 이번엔 김동리의 `황토기’를 본다. “그는 황토골 태생으로, 나이는 쉰두살, 수염과 머리털이 희끗희끗 반이나 넘어 센 오늘날까지 항상 가슴속에 홀로 타는 불길을 감춰 온 사람이다.” 이 용례에서 보듯 불길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세차게 일어나는 감정이나 정열을 뜻한다고 국어사전에 풀이돼있다.
영덕은 청정지역이다. 그러니 환경 피해에 관심이 쏠릴 것은 당연한 노릇이다. 그런데도 “유치가 확정되면 정확한 답변을 드릴 수 있다”고 했다니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기 어렵다. 하다못해 닭 한 마리를 잡아도 털뽑기부터 시작하는 것 아닌가. 가뜩이나 민감한 문제다. 수심 많은 주민들의 가슴에 풀무질하고, 불길이나 지를 설명회라면 열지 않으니 만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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