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평생(素昧平生)
  • 김용언
소매평생(素昧平生)
  • 김용언
  • 승인 2013.1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국어사전을 뒤적이다가 `소매평생(素昧平生)’이란 표제어에 눈길이 멎었다. 많이 쓰이지 않는 말이니 뜻을 알리도 없다. 사전엔 “견문이 없고 세상 물정에 어두운 채 지내는 한 평생”이라고 풀이돼 있다. 용례도 있다. “자기 살던 집 문패를 살펴보니 소매평생 모르는 이름이라. 얼빠진 사람 모양같이 그 골목으로 들어왔다 나아갔다.” <김용준/ 월하가인>
 알기도 어려운 이 말을 인용하는 것은  민주당이 생각나서다. 제제다사(濟濟多士)가 두루 모여있는 정당이 민주당이다. 그러기에 집권당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한 국회 의석수를 차지하고 있을 게다. 이 점을 인정하면서도 왜 `소매평생’에 공감하게 되는 것일까?

 멀리 갈 것도 없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 보여온 행태만 떠올려도 충분하다. 다른 것은 다 제쳐놓더라도 종북좌파 감싸기만은 수긍할 수가 없다. 실책이었음을 깨달았으면 서둘러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하련만 그렇질 않으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집권당 되기를 포기한 듯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이른바 `박근혜표 사업’이라거니 `지역편중예산’이라거니 해가면서 하는 짓이 꼭 지역정당의 모습이다.
 그런 민주당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국회예산결산특위에 몸담은 홍의락 의원(대구시당위원장·비례)이 죽을 고비에 놓인 지역 SOC 예산을 살려내서다. 포항~영덕 고속도로의 내년도 예산 98억원을 계수조정소위에서 확보했다고 한다. 민주당 표현을 빌면 `지역편중예산’이어서 삭감될 운명이었다. 이런 판에 이 예산항목이 기사회생했다니 그야말로 낭보다. 그것도 당의 예산심의 기조에 따라 삭감에 앞장서야 할 민주당 의원이 살려냈다니 처음엔 환청이거나 착시현상인 줄만 안 사람이 하나 둘이 아니었을 게다. 홍 의원만은 `소매평생’의 예외 인물로 꼽아야 할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병희 부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편집인 : 정상호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