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국어사전을 뒤적이다가 `소매평생(素昧平生)’이란 표제어에 눈길이 멎었다. 많이 쓰이지 않는 말이니 뜻을 알리도 없다. 사전엔 “견문이 없고 세상 물정에 어두운 채 지내는 한 평생”이라고 풀이돼 있다. 용례도 있다. “자기 살던 집 문패를 살펴보니 소매평생 모르는 이름이라. 얼빠진 사람 모양같이 그 골목으로 들어왔다 나아갔다.” <김용준/ 월하가인>
알기도 어려운 이 말을 인용하는 것은 민주당이 생각나서다. 제제다사(濟濟多士)가 두루 모여있는 정당이 민주당이다. 그러기에 집권당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한 국회 의석수를 차지하고 있을 게다. 이 점을 인정하면서도 왜 `소매평생’에 공감하게 되는 것일까?
그런 민주당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국회예산결산특위에 몸담은 홍의락 의원(대구시당위원장·비례)이 죽을 고비에 놓인 지역 SOC 예산을 살려내서다. 포항~영덕 고속도로의 내년도 예산 98억원을 계수조정소위에서 확보했다고 한다. 민주당 표현을 빌면 `지역편중예산’이어서 삭감될 운명이었다. 이런 판에 이 예산항목이 기사회생했다니 그야말로 낭보다. 그것도 당의 예산심의 기조에 따라 삭감에 앞장서야 할 민주당 의원이 살려냈다니 처음엔 환청이거나 착시현상인 줄만 안 사람이 하나 둘이 아니었을 게다. 홍 의원만은 `소매평생’의 예외 인물로 꼽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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