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의 정상화
  • 김용언
비정상의 정상화
  • 김용언
  • 승인 201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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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복장’은 가슴의 한복판이다. `속에 품고 있는 마음씨’를 뜻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복장을 찧을 노릇’이라거나 `복장이 탄다’거나, `복장이 검다’고 할 때 쓰는 말이다. 유진룡의 `장돌뱅이 돈이’에 이 말이 나온다. “내 참 그놈 땜에 속 지지리도 썩고 호주머니 돈 붙을 날 읍썼구만. 여그저그서 빚을 얻어서 마구 대구그랬는디 결국에 가서는 지대로 가르치지도 못허구 빚만 나자빠진 거여. 복장 터질라구 혀서 우리 내외가 밥얼 못 먹구 며칠씩 드러눕기도 허구 그랬어.”
 손 대는 일마다 꼬여서 볼품없이 돼버린 인생일수록 복장 터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오발탄’인생행로가 이렇다 한들 크게 타박 받을 일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점잖게 말하면 모든 게 비정상인 인생이다.

 경북도가 지난달 28일 `비정상의 정상화 추진계획’을 만들어 발표했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발빠른 움직임이어서 눈길이 간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에서 주문한지 22일 만에 나온 후속 대책이다. 서민생활부문, 공공부문을 비롯한 4대 분야 20대 핵심과제, 80대 세부실천과제로 나눠 추진된다고 보도됐다. 중간상 배만 불리는 농축산물 유통과정, 노인을 상대로 하는 효도관광 따위의 부작용이 사례로 소개됐다.
 어느 것 하나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없다. 따지고 보면 언론이 한결같게 꼬집어 지적하지 않은 게 없다. 경북도의 이번 계획은 `1차’라고 한다. `2차’ `3차’가 계속 나올 수도 있다는 소리일 게다. 신문에 실린 `비정상’ 사례들만 꼼꼼하게 분류해도 80대 세부 실천과제를 훨씬 웃돌 것으로 생각된다. `2차’ `3차’를 넘을 소재들이 넘쳐난다는 소리다. 하기야 가짓수만 늘어놓아 `그 나물에 그 밥’을 만드느니 보다는 적은 숫자라도 `복장 찧는’ 국민이 없도록 제대로 만들어 내는 게 훨씬 낫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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