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겹겹이 얼어붙은 이 절망의 겨울 속에서/ 오히려 별들처럼 잠자는 목숨들// 아직은 당신의 입김이 채 식지 않은 체온에 안겨/ 우리는 얼마나 햇빛을 바라며/ 오늘을 살아가는가// 저 눈보라 치는 언덕에는 / 지금 꽃씨와 더불어 잠자는 무수한 곤충이 있는데// 우리는 이제/ 서로 녹힐 남은 인정도 없이// 아, 당신의 입김은 그리도 멀리 물러섰는가.” <최재형/동면>
시인이 시어로 삼은 `입김’은 따뜻하다. 칼바람에 얼어붙은 두 손 꼬옥 감싸 쥐고 “호” 불어주는 엄마의 입김 같다. 그러나 입김이라고 다 따뜻한 것만은 아니다. 이른바 `압력’ `영향력’ 행사와 같은 뜻인 입김에선 비릿한 입내가 느껴진다.
호가호위 (狐假虎威)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풀면 앞장선 여우가 뒤따라오는 호랑이의 위세를 빌린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남의 권세를 빌려 부리는 허세를 일컫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이는 고사성어다. 지자체 의회의원들의 `호가호위’ 사례를 꼽아 나가자면 지면이 모자랄 지경이다. 그들이 부리는 권세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는 알려고도 하지 않는 자세가 시쳇말로 `아더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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