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입김
  • 김용언
시의원 입김
  • 김용언
  • 승인 201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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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겹겹이 얼어붙은 이 절망의 겨울 속에서/ 오히려 별들처럼 잠자는 목숨들// 아직은 당신의 입김이 채 식지 않은 체온에 안겨/ 우리는 얼마나 햇빛을 바라며/ 오늘을 살아가는가// 저 눈보라 치는 언덕에는 / 지금 꽃씨와 더불어 잠자는 무수한 곤충이 있는데// 우리는 이제/ 서로 녹힐 남은 인정도 없이// 아, 당신의 입김은 그리도 멀리 물러섰는가.” <최재형/동면>
 시인이 시어로 삼은 `입김’은 따뜻하다. 칼바람에 얼어붙은 두 손 꼬옥 감싸 쥐고 “호” 불어주는 엄마의 입김 같다. 그러나 입김이라고 다 따뜻한 것만은 아니다. 이른바 `압력’ `영향력’ 행사와 같은 뜻인 입김에선 비릿한 입내가 느껴진다.

 6·4 지방선거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 엊그제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돼 선거분위기를 달구기 시작하고 있다. 이를 달리 보면 지자체 단체장과 기초·광역의회 의원들의 임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소리도 된다. 그래서 일까? 일부 지역 시의원들이 곳곳에서 입김을 넣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소식이다. 어느 영주시의원은 특정지역의 일명 `개구리주차’단속을 못하도록 입김을 넣었다고 한다. 포항시의회의원 32명 가운데 7명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단속에 걸린 얘기는 이미 구문이 돼버렸다. 포항시의원들의 입김은 지위남용과도 끈이 닿아 눈총을 받고 있는 처지다. 이런 현상이 어디 포항·영주시의회 의원들에게만 국한 된 것일까?
 호가호위 (狐假虎威)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풀면 앞장선 여우가 뒤따라오는 호랑이의 위세를 빌린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남의 권세를 빌려 부리는 허세를 일컫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이는 고사성어다. 지자체 의회의원들의 `호가호위’ 사례를 꼽아 나가자면 지면이 모자랄 지경이다. 그들이 부리는 권세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는 알려고도 하지 않는 자세가 시쳇말로 `아더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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