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잠은 밤에 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낮잠은 변칙(變則)의 잠이다. 낮잠의 쾌락은 바로 그 때문에 생겨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어령 씨의 글 가운데 한 대목이다. 낮잠을 오수(午睡)라고도 한다. 속신선전(續神仙傳)에 `수선(睡仙)’이야기가 나온다. “하후은(夏侯隱)이라는 이는 등산할 때에나 물을 건널 때에나 언제나 걸어다니면서 존다. 동행자가 그의 코고는 소리를 들을 만큼 깊이 잠잔다. 그러면서도 쓰러지거나 걸음을 못 걷거나 하는 법이 없었다. 그를 수선(睡仙)이라고 불렀다.”
그런가하면 G.B·쇼는 낮잠을 이렇게 헐뜯었다. “낮잠이란 늙어서 폐물(廢物)이 된 사람들이 귀찮은 방문객들을 접대하려고 애쓸 때에 그들에게 덮치는 잠시 동안의 잠이다.” `늙은이의 비극’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인간 폐물’이건, `수선’이건 이렇듯 이들은 낮잠을 적절하게 이용했으니 시쳇말로 하면 `낮잠의 달인’쯤 되지는 않을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렘수면’이 어떻고 해가며 어려운 얘기 할 필요도 없다. 필요한 때 잠든 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까닭이다.
이 귀하신 몸이 낮잠꾸러기 신세가 되고만 것은 순전히 `행정절차의 미비’때문이라고 한다. 진작 서둘러 해결했어야 할 행정절차를 아직도 마치지 못해 `폐차’신세와 다를 바 없이 돼버렸다는 얘기다. 이 애물단지 `수선’이 길고긴 낮잠에서 깨어나는 날은 언제쯤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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