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정월달 끝에 가서 눈이 내렸다. 북쪽 어두운 바다 위에로 거대한 구름송이가 밀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흰 눈송이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하룻밤 사이에 벌판 전체가 묻혀 버렸고, 아침이 되어보니 나무들은 모두가 이 얼음 거품의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G.모파상의 작품 `여자의 일생’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작가의 이름만 가리고 읽으면 떠오르는 게 있다. 최근 동해안 일대를 강타한 `눈폭탄’의 시작도 이랬을 것이란 생각이다. 길가로 치워놓은 눈이 길을 넘고, 누적 적설량이 2m 가까웠으니 폭설도 이만저만한 폭설이 아니다. 그것도 하루, 이틀 겨끔내기로 내린 것도 아니고 열흘을 내리 퍼부었으니 기상관측 역사에 남을 한 장면이 될 것 같다. 그것도 평소 눈이 많이 내리지 않는 편인 경북지역이 눈폭탄에 강타 당했으니 이변이 따로 없어 보인다.
보도된 사진을 보니 댐의 저수율이 확 낮아져 바닥을 드러낸 곳도 있다. 경북 북부라고 해도 봉화가 다르고 안동이 다르다. 안동일대는 지난 21일 현재 강우량이 18.5㎜에 지나지 않는다. 의성은 12.4㎜라고 한다. 물기 많은 습설(濕雪)때문에 한바탕 난리를 치른 곳에서 들으면 기이하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강우량만 적은 게 아니다. 그렇다고 눈이라도 많이 내린 것도 아니다. 경북 북부 산간지대는 눈발만 비치다가 그만둔 곳이 수두룩한 모양이다. 그러니 눈이 쌓일 일도 없거니와 눈치우기는 그야말로 남의 일이다. 한마디로 적설량 불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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