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방역시스템 구멍 뚫렸나… 자가격리 위반자 뒤늦게 발견

필리핀서 입국한 30대 남성, 음성판정 받았으나
술집·노래방 등 활보…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 ‘아찔’

정부와 각 지자체가 코로나19와 관련해 자가격리 위반자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있는 가운데 포항에서 자가격리를 위반한 30대 남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방역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코로나19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서는 투명한 정보공개를 하고 있지만 포항시는 자가격리 위반도 바로 알지 못했고 시민들에게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 이 30대 남성이 코로나19 검사에서 다행히 음성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술집 등을 돌아다녀 하마터면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이 있었기에 자가격리를 철저히 감시하지 못한 포항시의 방역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10일 포항시와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필리핀에서 입국한 A(31)씨는 같은날 밤부터 남구 쌍용사거리 술집과 노래방 등을 방문했다.

A씨는 포항시로부터 자가격리를 하라고 설명을 들었음에도 그날 바로 이를 어기고 외출을 한 것이다. 30일 오전 6시께 쌍용사거리 한 노래방에서 술에 취해 잠들어 있다가 주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자가격리자로 파악됐고 경찰이 포항시에 통보했다.

A씨의 자가격리 위반을 모르고 있다가 경찰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들은 포항시는 A씨에게 ‘코로나19 안심밴드’를 채웠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자가격리를 위반한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 정부가 엄정히 대처를 하고 있는데 포항시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전에도 서울 등 수도권에서 자가격리 위반자가 계속 나와 각 지자체가 엄격히 자가격리를 적용하는 사례가 계속 있었음에도 포항시는 철저한 자가격리자 관리에 실패했다. 물론 A씨가 한국 입국 때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음성을 받은 후 양성을 받은 사례도 계속 있었기에 철저한 감시가 필요했다.

포항시가 경찰로부터 A씨의 자가격리 위반 사실을 듣고 다시 검사한 결과에서 만약 음성이 아닌 양성으로 나왔더라면 포항이 발칵 뒤집힐뻔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자가격리 기간이 해제되면 출석을 요구해 조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경찰조사 후 A씨를 어떻게 할 것이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5일 시행에 들어간 개정 감염병관리예방법은 자가격리 위반자에 대한 처벌을 기존의 ‘벌금 300만원 이하’에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했다.

이예진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