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번개맨 이준환 각각 동메달 획득
양궁 개인전 김우진 압도적 8강 진출
유도 여자 김지수, 세계 1위 꺾었지만
패자부활서 조르기 한판패… 메달 무산
수영 남자 계영 800m 단체전 6위 기록
대한민국 선수단이 2024 파리 올림픽 4일 차에 탁구 혼합복식과 남자 유도 81㎏급에서 값진 동메달을 추가해 중간 합산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기록했다. 31일 오전 6시30분(이하 한국시간) 기준 종합순위는 당당히 5위다. 기대를 모았던 계영 800m는 6위를 기록, 입상에 실패했다.
한국 탁구는 이날 12년 만에 값진 메달을 수확했다. 임종훈(27·한국거래소)과 신유빈(20·대한항공)은 30일 저녁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왕춘팅-두호이켐(홍콩)을 상대로 4-0(11-5 11-7 11-7 14-12)으로 이겼다.
전날 쑨잉사-왕추친 조(중국)과의 4강전에서 석패했던 한국은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한 수 위의 기량으로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대한탁구협회가 전략적으로 육성, 최근 2년 동안 꾸준히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성장했던 둘은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이후 12년 만에 한국 탁구에 메달을 안겼다.
3년 전 도쿄 대회 여자 단식 32강에서 두호이켐에게 지며 노메달에 그쳤던 신유빈은 파리에서 임종훈과 함께 홍콩 상대 설욕에 성공하며 두 번째 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획득했다. 8월 19일 입대를 앞두고 있던 임종훈은 이번 메달로 병역 면제 혜택까지 얻어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임종훈과 신유빈은 시상대 위에서 은메달을 딴 북한의 리정식-김금용,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쑨잉사-왕추친과 함께 셀카를 찍으며 활짝 웃었다.
유도에서는 이틀 연속 낭보가 전해졌다. ‘번개맨’ 이준환이 프랑스 파리의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유도 81㎏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티아스 카세(벨기에)를 상대로 연장 48초 절반을 따내 승리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3위를 기록했던 이준환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수확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준환은 ‘번개맨’이라는 별명답게 8강전에서 샤로피딘 볼타보예프(우즈베키스탄)를 상대로 불과 57초 만에 번개처럼 한판승을 따내기도 했다.
여자 63㎏급에 출전한 ‘재일교포 3세’ 김지수(23·경북체육회)는 아쉽게 메달 수확에 실패했다.
김지수는 16강에서 세계랭킹 1위 조안 반 리스하우트(네덜란드)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8강에서 카타리나 크리스토(크로아티아)에 연장 끝 한판패로 준결승행이 좌절됐고, 이어진 패자부활전에선 피오베사나 루브제나(오스트리아)에 조르기 한판패를 당해 동메달결정전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단체전 결선에 오른 계영 800m 대표팀은 6위로 레이슬를 마무리,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황선우(21), 김우민(23), 양재훈(26·이상 강원특별자치도청), 이호준(23·제주시청)으로 구성된 한국은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7분07초26을 기록, 9개 팀 중 6위에 머물러 입상이 무산됐다.
금메달은 6분59초43의 영국이 거머쥐었다. 2위는 7분0초78의 미국이, 3위는 7분01초98의 호주가 각각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세웠던 7분01초73의 한국 신기록에만 근접했어도 동메달은 목에 걸 수 있었지만 다소 아쉬운 레이스 끝에 고개를 숙였다. 예선 경기에서 휴식을 취했던 황선우가 결선에 가세했지만 초반 격차가 너무 벌어져 후반부에 이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한국 수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3개의 메달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자유형 200m와 계영 800m에서는 입상하지 못했고 자유형 400m에서 김우민만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전날 양궁 남자 단체전서 금메달을 명중시켰던 김우진(32·청주시청)은 개인전 16강에 오르며 2관왕을 향해 출발했다.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에 출전한 김우진은 64강전서 이스마엘 마다예(차드)를 6-0, 32강전서 린즈샹(대만)을 6-0으로 제압했다.
김우진은 두 경기 총 18발 중 15발을 10점에 꽂았다. 나머지 3발도 모두 9점으로, 놀라운 정확도를 자랑했다. 김우진은 8월 4일 오후 5시 9분 마르쿠스 달메이다(브라질)와 8강 진출을 다툰다.
단체전은 3연패 내내 중심에 있던 김우진이나 개인전에서는 아직 올림픽 메달이 없다. 이번 대회에선 개회식 전에 펼쳐진 랭킹 라운드에서 686점을 쏘며 전체 1위를 기록,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해 기대를 모은다.
배드민턴도 모두 승전보를 전했다. 여자복식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 조는 종콜판 키티타라쿨-라윈다 프라종자이(태국) 조를 2-0(21-9 21-12)으로 따돌리고 8강을 확정했다.
혼합복식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공항) 조 역시 데차폴 푸아바라누크로-삽시리 테래터내차이(태국) 조를 2-1(21-15 10-21 21-15)로 누르고 3연승,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이 나왔던 펜싱장은 이날 눈물이 쏟아졌다.
강영미(39·광주서구청), 최인정(34·계룡시청), 송세라(31·부산시청), 이혜인(29·강원도청)으로 이뤄진 한국 여자 에페 단체팀은 홈팀 프랑스를 만나 고전한 끝에 31-37로 패했다.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한 여자 에페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빈손으로 마무리, 아쉬움에 서로를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이후 한국은 5~6위전에서 우크라이나를 45-38로 누르고 최종 순위 5위에 자리했다.
대회 초반 최고의 효자 종목으로 꼽힌 사격은 이날 메달 추가에 실패했다.
오예진(19·IBK기업은행)-이원호(25·KB국민은행)는 10m 공기권총 혼성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누 바케르-사랍좃 싱(인도)에 10-16으로 패배, 메달 획득이 무산됐다.
지난 28일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오예진은 개인 두 번째 메달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아쉽게 4위에 머물렀던 이원호는 혼성에서도 4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선수단의 유일한 단체 구기 종목 여자 핸드볼은 노르웨이와의 조별리그 3차전서 20-26으로 졌다. 2연패를 기록, 전적 1승2패가 된 한국은 남은 두 경기(노르웨이·덴마크) 중 최소 1승을 챙겨야 8강 토너먼트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핸드볼은 12개 팀이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며 각 조 4위까지 8강에 오른다. 한국은 8월 1일 스웨덴을 상대로 4차전을 갖는다.
한국 선수단의 ‘맏언니’ 이보나(43·부산광역시청)는 사격 여자 트랩 본선 첫날 75점 만점 중 69점을 기록, 30명 중 18위를 마크했다. 트랩은 이틀에 걸쳐 본선이 진행되는데 첫날에는 75점 만점, 이튿날에는 50점 만점으로 펼쳐진다. 30명 중 상위 6명만 결선에 오른다.
한국 승마의 간판 황영식(34·대한승마협회)은 승마 마장마술 개인전 그랑프리 예선에 출전했으나 C조 5위에 그치면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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