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24위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태권도의 김유진(24·울산광역시체육회)이 “깜짝 금메달이 아니다. 그동안 노력을 했기에 (내가) 잘할 줄 알았다”며 자신감 가득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어 “된장찌개와 삼겹살을 먹고 집에서 푹 자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김유진을 포함한 한국 태권도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올림픽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입국장에는 김유진, 이다빈(28·서울시청), 서건우(20·한국체대) 3명의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모습을 드러냈다. 폐회식서 한국 선수단 기수를 맡았던 박태준(20·경희대)은 13일 선수단 본진과 함께 귀국한다.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서 큰 도약을 이뤘다. 여자 57㎏급의 김유진과 남자 58㎏급 박태준이 금메달을 땄고, 여자 67㎏ 이상급 이다빈도 동메달을 추가해 3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태권도 남자 80㎏급에서 역사상 처음 본선에 진출했던 서건우는 아쉬운 4위를 했다.
이로써 한국 태권도는 2020 도쿄 올림픽 노골드 수모를 깨끗하게 씻는 건 물론 이번 대회 태권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한 미소와 함께 입국장에 들어선 김유진은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대회 전까지만 해도 랭킹 24위로 유력한 금메달 후보가 아니었지만, 당당히 정상에 섰다.
김유진은 “출전 자체가 영광이었지만, ‘깜짝’ 금메달은 아니다. 준비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잘할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일단 해 봐야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 알 것 같았는데, 경기 당일 몸이 엄청 좋았다”며 웃었다.
긴 여정을 마친 그는 “파리에서 삼겹살과 된장찌개를 먹기는 했는데, 이제 귀국했으니, 한국에서 제대로 다시 먹고 싶다. 집에 가서 잠도 실컷 자고 싶다”며 소박한 바람도 공개했다.
이다빈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멋진 메달을 걸고 올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이다. 동메달이 아니라 금메달이기를 더 바랐기에 아쉬움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이다빈은 황경선(2004 은·2008 금·2012 금)과 이대훈(2012 은·2016 동)에 이어 세 번째로 두 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한 태권도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다빈은 “대단한 선배들의 뒤를 따르게 돼 기쁘다. 감히 이분들을 따라가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 만큼 신기했다”며 웃었다.
한편 이다빈은 다음 올림픽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혀, 이번 대회가 두 번째이자 마지막이 됐다. 그는 “그동안 많은 대회를 치렀다. 아쉬움은 있지만 후련함이 더 크다. 마지막인 대회에서도 메달을 걸고 올 수 있어서 기쁘다”고 복잡미묘한 심정을 전했다.
동메달 결정전서 석패해 4위를 거둔 서건우는 “올림픽의 벽이 높다는 걸 느꼈다. 멘탈이 흔들리지 않고 더 집중했더라면 메달을 딸 수 있었을 것이다. 흔들리지 않는 선수, 강철 파이터가 되겠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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