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체가 NLL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은
당내 일부 `친노’ 때문이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최장집 이사장이 엊그제 (7월 31일) 민주당을 “프랜차이즈 정당”이라고 비꼬았다. 프랜차이즈 정당은 “소속의원들이 제각각 따로 노는 콩가루 정당”이라는 말이다. 그것도 민주당 의원들이 초청한, 민주당 의원들의 코 앞에서 한 조롱이다.
최 이사장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담록 실종,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등을 놓고 김한길 대표 등 지도부와 친노(친노무현), 신강경파가 갈등을 빚는 민주당 상황과 관련해, “당이 리더십을 가지고 집합적 행위를 못하고 개별 의원이 1인 정당 역할을 하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정당’이라고 낙인찍었다. 지도부 지시를 거부하고, 최고위원들끼리 공개석상에서 서로를 향해 “악마(惡魔)” 운운하며 삿대질하는 하는 등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한 비판이다.
김한길 대표 등 지도부는 그동안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해왔다. 갑(甲)으로부터 압박받는 `을(乙) 살리기’가 그의 대표 브랜드다. 그러나 김 대표의 민생은 강경파 앞에만 서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초강경 노선을 이끄는 인물이 정청래, 박영선, 신경민, 박범계 의원 등이다. `친노’와 `신 강경파’가 섞여 있다. 이들의 특징은 입(口)이 말할 수 없이 `걸다’는 점이다. 여성인 박 의원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에게 “인간같지 않은” “인간으로 보지 않은지 오래”라는 극언을 퍼부은 장본인이다. 남편과 자식이 있는 여성 의원으로 상대당 의원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막말이다. 틈만 나면 보수언론을 깎아 내리고 물어뜯는 데도 이력이 났다.
민주당 극력투쟁파 4인방의 등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과 무관하지 않다. 팽팽했던 국정원 대선 댓글 의혹 국면이 노 전 대통령의 노-김 대화록 삭제지시 의혹으로 덮이고, 민주당이 새누리당과의 대결에서 `완패(完敗)’로 몰리자 `장외투쟁’을 선도하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김한길 대표 등 지도부까지 마침내 서울광장으로 끌려 나가고 말았다. 끝내는 `촛불’까지 들어야 할 처지로 전락했다. 민주당이 대여 강경투쟁으로 선회한 데에는 한겨레신문의 `과연 민주당이 지금 제정신인가’라는 사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군’인 좌파언론까지 민주당을 비난하자 설 곳이 사라진다는 위기감에 김한길 대표 등이 `촛불’ 쪽으로 한 발 한 발 다가가기 시작한 것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뜬금없다. 당장 초미의 이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김정일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노-김 대화록을 노 전 대통령이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증거가 확인되는 마당에 민주당이 `사초실종사건’에는 입을 닫고 국정원 국정조사 증인채택을 이유로 장외에 천막을 친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민주당이 `NLL 논쟁’에 빠져든 것은 전적으로 `친노’ 때문이다. 또 한겨레신문으로부터 `과연 민주당이 지금 제정신인가’라는 비난을 받은 것도 문재인 의원이 “노-김 국가기록원 기록을 열람하자”고 제안했고, 열람 결과 노-김 대화록이 사라진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민주당 전체가 당내의 일부 `친노’ 때문에 NLL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이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최근 방송에 출연해 “문재인 의원 때문에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민주당이 바보스러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당을 `바보’로 만든 친노 강경파가 다시 당을 `촛불’로 끌어내고 있다. 민주당이 `친노’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장래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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