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북한은 핵을 휘두르며 공갈·협박을 일삼는데 우리는 ‘촛불’과 ‘태극기’로 둘로 나뉘어 주말마다 서울 중심부가 마비되는 아수라장이다. 나라 안보에 대한 배려는 어디에도 안 보인다. 국군통수권이 박 대통령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넘어갔다지만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핵무장 수준이 마지막 완성단계에 들어갔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7월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에 의해서다. 김정은도 신년사에서 아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마감 단계”라고 선언했다.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으로 직격할 수 있다면 미군은 북한이 남한을 침공해도 우리를 돕기 힘들다.
태 전 공사는 “김일성·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이어진 북한의 ‘핵 계주’가 곡선주로를 지나 결승선이 있는 마지막 직선주로에 들어섰다는 걸 한국 정부와 국민이 꼭 알고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북한 핵에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우리 국민의 안보 불감증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한국이 대선 치르고 미국 새 정부가 자리 잡는 2017년 말 2018년 초가 적기”라고 단언했다. 대형 핵 도발이 머잖다는 경고다.
태 전 공사는 대북 제재를 비웃는 남한내 친북세력들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제재는 효과가 없으니 대화로 가야 한다”는 주장에 “대북 제재 실효성은 북한 주민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변화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제재가 지속되면서 북한 엘리트들과 주민들의 심리적 동요가 매우 크다. 영국에 있던 조선민족보험총회사가 추방됐다. 이 보험사를 통해 북한은 런던 시장에서 수천만 달러의 이득을 얻었는데 이를 잃었다”고 예를 들었다.
대선을 앞두고 개성공단을 재개하겠다는 발언이 속출하고 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은 한국이 개성공단 폐쇄까지 하는 강수를 설마 쓸까 했는데 정말로 했다. 한국이 개성공단 폐쇄를 하지 않았다면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에 동참했을까? 한국이 먼저 조치를 안 했으면 다른 나라에 경제 제재 동참을 말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북한 출신으로부터 개성공단 폐쇄를 잘 했다는 평가를 받는 기막힌 상황이다.
우리가 태 전 공사로부터 듣고 싶은 것은 사실 ‘북한붕괴 가능성’이다. 그는 “민심은 김정은을 떠나고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민중봉기가 생길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남한 국민들을 향해 몇 가지 요청을 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이 잘못됐다는 계몽을 해야 한다. 탈북 단체를 도우면서, 평양시와 휴전선 군인들을 타깃으로 공략해야 한다. 평양시는 북한에서 양극화와 갈등이 가장 심각한 곳이다. 휴전선에 있는 군인들은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이들을 우선적으로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렇게 되면 “물 먹은 담벽처럼 북한이 무너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김정은 체제 붕괴와 통일을 주도해야 할 박 대통령은 탄핵으로 식물상태다. 그러는 사이 남한에서는 개성공단 폐쇄 결정이 ‘최순실 작품’이니 뭐니 하며 개성공단을 풀어주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금강산까지 재개하겠다는 식이다. 그러나 태영호 전 공사는 분명히 밝혔다. 개성공단 폐쇄 같은 대북 제재와 인권 압박으로 김정은 정권이 벼랑 끝으로 몰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지금은 김정은에게 온정을 보여줄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안보가 위태롭고 나라가 어지러운 상황에서 나온 태 공사의 경고와 진단은 존중 받아야 한다. “내 세대에 통일이 돼서 내 발로 고향에 가서 동료 만나고 친척 만나는 것이 소원”이라는 태 전 공사의 희망이 이뤄지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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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나라도 아닙니다.인권이 짓밟이는 생지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