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칭 '기동타격대장'
시즌 막바지까지 혼신
다득점 팀 1위 등극
5년만에 ACL 진출
포항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이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 2020’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3위팀 감독으로서는 K리그 역사상 최초의 감독상 수상이다.
1986년 최은택, 1988년 이회택, 1992년 이회택, 2007년 파리아스, 2013년 황선홍에 이은 구단 역사상 5번째 감독상 수상자다.(구단 감독상 수상 횟수로는 6번째)
역대 K리그 감독상의 주인공은 대부분 우승팀 감독이었다. 지금까지 단 2번의 예외가 있었는데, 2005년 인천 장외룡 감독과 2010년 제주 박경훈 감독이 준우승팀 감독으로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김기동 감독의 수상은 ‘감독상은 최소 준우승팀’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결과다.
김기동 감독은 올 시즌 몇 차례의 위기 속에서도 뛰어난 용병술을 발휘해 어려움을 극복했다. 시즌 초 팀의 주축이었던 심상민, 김용환, 허용준 3명이 갑자기 상주 상무로 입대하면서 운용에 큰 공백이 생겼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자원인 권완규와 박재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올 시즌 상주 상무에서 공격수로 맹활약 후 복귀한 강상우는 과감히 좌측 풀백으로 기용해 수비 안정과 공격력 강화를 동시에 이뤄냈고 시즌 막판 센터백 전민광을 우측 풀백으로 변신시키며 안정적인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일류첸코와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었던 팔로세비치의 부상 공백은 ‘팔라시오스 시프트’로 메웠다. 주로 측면에서 활약하던 팔라시오스를 가운데로 이동시키며 팀 전체의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팔로세비치가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팔라시오스는 경기 상황에 따라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포항에 전술적 다양성을 부여해 주었다.
올 시즌 포항으로 이적 후 K리그1 적응에 애를 먹던 팔라시오스는 김기동 감독의 조련 아래 성공적으로 팀에 안착했다. 공격에만 치중한 개인 플레이를 보여줬던 팔라시오스는 동료와 연계뿐 만 아니라 적극적인 수비 가담까지 선보이며 완전히 K리그1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 목표였던 ACL 진출권 획득을 조기에 확정해 자칫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팀 득점 1위를 목표로 제시해 선수단이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치 않게 했다. 올 시즌 27경기 56득점 43도움을 기록한 포항은 팀 득점 1위 달성은 물론, 경기당 2.07골로 올시즌 K리그1에서 유일하게 경기당 2골을 넘어섰다. 심지어 파이널라운드 5경기에서만 무려 15골을 넣는 가공할 공격력을 보여줬다.
올 시즌 포항은 최다연패가 2연패(16∼17라운드)로 딱 1번뿐이었다. 또한 마지막 10경기에서 8승 1무 1패로 무려 85%의 승률을 기록하며 무서운 막판 스퍼트를 이뤄냈다. 모든 것이 김기동 감독 용병술과 리더십의 결과였다.
김 감독은 “3위를 하고 받을 자격이 있나 모르겠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준 선수단과 구단 프런트의 노력의 결과라 생각하고 그 분들을 대신해 감사히 받겠다. 이 자리를 빌어 포항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 ‘풋볼퍼포먼스센터’ 건립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신 포스코 최정우 회장님께 깊이 감사 드린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매 경기 시원 시원한 공격축구로 시즌 초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5년만의 ACL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내며 2020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이라는 영예까지 거머쥐게 됐다. 포항 감독보다 ‘기동타격대장’이라는 애칭이 더 잘 어울리는 김기동 감독의 2020시즌은 더 할 나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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