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魔 ‘힌남노’에 할퀸 포항·경주 9명 실종·사망
  • 모용복선임기자
水魔 ‘힌남노’에 할퀸 포항·경주 9명 실종·사망
  • 모용복선임기자
  • 승인 2022.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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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여㎜ 기록적 폭우로 시가지
곳곳 침수돼 막대한 피해 발생
2명 사망·7명 실종 등 9명 사상
실종된 남성1명 14시간여 만에 극적 구조
주택·상가·도로·차량 대거 침수
하천 범람·산사태 등 피해 속출
포항시, 전 행정력 동원해 태풍 피해조사·신속 복구 총력 대응
해병대 1사단도 대민지원 나서
‘힌남노’에 포항시 전역이 물바다<br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쏟아부은 물폭탄에 포항시 전역이 물바다로 변한 6일 오전 죽도동 도로 곳곳에 침수된 차량들이 움직이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힌남노’에 포항시 전역이 물바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쏟아부은 물폭탄에 포항시 전역이 물바다로 변한 6일 오전 죽도동 도로 곳곳에 침수된 차량들이 움직이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포항과 경주에서 9명이 실종되거나 숨지고 주택·상가 1만여 곳이 침수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6일 포항시와 경북도 등에 따르면 최대 450㎜의 물폭탄이 쏟아진 포항과 경주에서 인명·재산피해가 가장 컸다.

포항시 남구 인덕동 W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옮기려던 주민 7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으나 남성 1명이 14시간후인 오후 8시 14분경에 극적 구조 되었고, 남구 오천읍 S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된 60대 여성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이날 새벽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폭우로 침수된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차량 이동을 위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남구 오천읍의 도로에서 70대 여성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1시간여 만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주시 진형동의 한 단독주택에서도 80대 여성 1명이 집안으로 쏟아져 들어온 빗물과 토사에 묻혀 숨지는 등 지금까지 사망 2명, 실종 7명 등 9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 포항시 4개면에서 주택 8000호와 상가 3000동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경주시 원당교와 대종천 제방, 왕신지 제당이 유실됐다.

주택·상가 침수로 포항시 77세대 808명, 경주시 1788세대 3578명 등 1965세대 주민 4505명이 임시주거시설이나 친인척집 등지로 대피했다. 포항, 경주 등지의 도로 31곳과 영주, 김천, 영천 등지의 둔치주차장 43곳, 하천산책로 4곳이 물에 잠겨 출입이 통제됐고 울진·포항~울릉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이번 태풍에 포항의 피해가 가장 컸다. 시내 곳곳이 물에 잠겨 쑥대밭으로 변했고 밤에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차량들이 거리 곳곳에 마구 방치돼 있었다. 시간당 110㎜의 폭우가 내리자 오천읍 냉천이 범람하면서 전통시장이 물에 잠겨 주민 5명이 고립됐다 구조됐으며 한 모텔에서는 불어난 물에 투숙객 15명이 갇혀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하천 범람과 산사태 피해도 잇따랐다. 포항시 남구 대송면 칠성천과 우복천, 장기면 대화천과 장기천, 중앙동 학산천, 동해면 지바우천에 물이 넘쳐 인근 농경지와 주택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북구 용흥동 대흥중학교 뒤 야산에서 산사태가 나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고, 남구 효곡동과 오천읍 오어로, 장기면의 레미콘업체 인근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났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포항시내 죽도동·해도동·장성동·상대동 등 저지대는 불어난 빗물로 차량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고, 차량통행도 통제되는 곳이 많아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죽도시장 인근 상가에는 유리창 문이 강풍에 날아갔고 중앙상가로 옷가게 간판이 날아가 길거리에 나뒹굴리기도 했다. 또 포항시 대피령으로 취약지구 거주주민 약 700여 명이 해당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마을회관 등 지정된 장소에 대피해 있다 오전 중에 귀가하기도 했다.

해병대 1사단 장병들은 KAAV(한국형상륙돌격장갑차) 2대와 IBS보트 5대를 남구 오천읍 등 침수지역에 투입돼 시민들을 구조,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기도 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과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7분께 포항제철소 내 스테인리스스틸(STS) 2제강과 2열연공장에서 불이 났다.

2열연공장은 메인 전기실에서 화재가 나서 전기실 1개동이 모두 탔으나, 이날 오전 완전 진화돼 인명피해는 없는 상태다.

포스코 관계자는 “태풍에 의한 폭우로 제철소에서 순간 정전이 발생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외부에서는 화재로 보였을 수 있지만 공장 화재는 아니다”고 밝혔다.

경북도와 포항시, 군부대 등은 살수차, 굴삭기, 덤프 등 장비 150여대와 공무원, 군인 등 2200여명을 투입해 응급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태풍 ‘힌남노’로 4~6일 경북지역에 내린 강수량은 포항 258㎜, 경주 253.6㎜, 청도 187.6㎜, 김천 158.8㎜, 성주 132㎜를 기록했으며, 포항시 대송면에는 450.5㎜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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