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 피해 골프장 인근
숙박·관광휴양·오락 위주 조성
지역 건축전문가 “대기업 위해
상수도보호구역 허가는 안돼”
업체 측 “마스터 플랜 수립 중”
속보=㈜태영건설이 경주천북관광단지 사업에 대해 돈 되는 골프장만 건설하고, 또다시 알짜배기 사업을 재추진 한다는 보도(본지 9월 5일 4면)와 관련해 환경영향평가에서 골칫거리인 취수원 오염 문제에 대비한 숙박시설 위주로 계획안을 변경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태영그룹은 지난 2016년 5월 경북도청에서 경북도, 경주시와 천북관광단지 및 보문 빌리지 조성사업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천북관광단지 조성을 추진했다.
당시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에서 무장산, 보문관광단지 등과 연계한 경주시 천군동과 암곡동, 천북면 일원 태영그룹 매입부지 764만㎡에 총 1조200억 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SBS촬영장, 엔터테인먼트장, 생태수목원, 호텔, 콘도, 테마파크, 골프장 등 7개 주요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시행사 태영건설은 지난 2020년 5월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 과정에서 돌연 취하 통보를 하고 협의를 중도 포기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검토 결과, 사업계획 남측 경계가 경주시의 취수원인 덕동천 수계와 연접해있고, 사업부지가 위치한 사면이 취수원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취수원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이에 태영건설은 당초 1조억 원대 규모의 천북관광단지 사업을 6년간 추진하면서 골프장만 짓고 나머지 개발사업을 모두 포기해 ‘돈이 되는 사업’만 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이후 태영건설은 약 4000억원으로 개발계획안을 축소 수립해 생태휴양정원 중심의 경주천북관광단지 사업을 재추진하려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경주시에 통보한 천북관광단지 계획안에 따르면, 암곡동 산200번지 일원 내(면적 159만4803㎡)에 생태휴양정원 중심의 숙박·상가·관광·오락 시설 등을 1, 2단계로 나눠 추진할 계획이다.
토지이용계획안에 따르면, 토지이용면적과 비율은 ‘공공편익시설(31만6447㎡, 19.9% 광장, 도로, 주차장, 비지터센터, 저류지 등)’, ‘숙박시설(8만9756㎡, 5.6% 콘도, 저층형 시설 등)’, ‘상가시설(3만1170㎡, 1.9% 상가, 장옥거리, 휴게소 등)’, ‘관광 휴양·오락시설 63만8824㎡ 40.1%)’, ‘기타시설(51만7868㎡, 32.5%)’ 로 분류된다.
태영건설의 쪼개기로 개발사업을 1, 2단계로 나눠 추진하려는 데에는 앞서 관광단지 지정신청 시 환경영향평가에서 제동이 걸린 까닭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5월 가장 중요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협의 과정에서 상수원보호구역 오수처리 문제로 관광단지 지정신청을 취하했다.
태영건설은 환경영향평가에서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숙박단지 오수처리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콘도 리조트 등 숙박단지 시설을 당초 사업 예정지가 아닌 골프장 맞은편 부지로 새로 선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태영건설은 우선적으로 루나엑스 골프장 관련 숙박시설(골프텔, 8761㎡, 7층 규모 140실)을 짓기 위해 지난 2020년 8월 경주시에 착공계를 제출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관광단지 지정신청 취하의 결정적인 계기는 수계가 흘러내리는 쪽에 숙박시설을 배치했던 것”이라며 “신규 계획안은 숙박단지 시설을 골프장과 인접한 부지를 활용해서 집중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경주시에 통보한 계획안 자체도 공식적으로 접수한 건 아니다”라며 “현재 회사 자문단과 전체적인 마스터 플랜 수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지역 건축전문가는 “경주시가 상수도보호구역에는 농가용주택 뿐만아니라 어떠한 건축에 대한 허가를 해주지 않고 있다”며 “포장 좋은 관광단지를 핑계삼아 대기업의 돈벌이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계획 수시 변경에 반문 한번 하지 않고 해주는 행태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경주시 천북면에 ‘천북관광단지 조성 사업’이라는 거대한 에메랄드 청사진을 제시하고 알짜배기 사업만을 추진한 ㈜태영건설이 또 다시 돈 되는 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에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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