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환경부는 ‘4대강 조사·평가단’에 설치된 기획위원회와 전문위원회에서 주요 정책을 결정하게 했다. 전문위원회의 43명 민간 위원을 임명하면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181개 시민단체가 모인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의 ‘사전검열’을 받았다는 게 감사원의 조사 결과다.
더욱이 민간 전문위원들이 회의에서 4대강 보 해체 여부를 논의할 때 비용·편익을 분석하면서 분자에 들어가야 할 편익을 비용에 해당하는 분모에 넣자고 하면서 했다는 말들은 실소를 부른다. 심지어는 “아무 생각 없는 국민들이 ‘말 되네’ 할 것”이라고까지 했다는 대화 내용은 기가 막힐 지경이다. 이 형편없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결정한 것이 금강의 세종보(해체)·공주보(부분 해체)·백제보(상시 개방), 영산강의 승촌보(상시 개방)·죽산보(해체)의 처리 방안이라니 어이가 없다.
국민의힘 김병욱(포항시남구울릉군) 의원은 24일 한화진 환경부 장관과 함께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형산강과 냉천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제라도 포스트 4대강 사업을 형산강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도 준설, 제방 보강을 즉각 추진하고 설계 빈도 기준을 200년에서 500년으로 대폭 상향해 선제적으로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금동서를 불문하고 치산·치수는 국가경영의 기본이다. 문재인 정권이 ‘반대를 위한 반대’ 고질병에 빠져 국가 백년대계를 좌우할 하천 정비 사업을 편법·불법 가리지 않고 일방통행식으로 강행한 사실은 분노를 부른다. 참혹한 기후 급변 재앙으로 인해 날로 깊어지는 풍수해를 전혀 감안하지 않고 오직 이념 편향적인 외눈박이 시각으로만 통치 권력을 휘두른 일은 철저히 반추해야 할 과오다.
자금도 늦지 않았다. 아니 반드시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 전국의 지류·소하천들까지 준설과 보 설치를 통해 예측하기 힘든 폭우로 인한 재해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무너지고, 부서지고, 죽고 난 다음에야 복구를 위해 엄청난 혈세를 쏟아붓는 이 어리석은 행태를 언제까지 반복할 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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