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은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를 말한다. 경북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경북 촉법소년 범죄는 2021년 454건, 2022년 591건, 지난해 657건 등 지난 3년간 모두 1천702건 발생했다. 지난해 범죄 건수는 2년 만에 44%(202건)나 폭증한 수치다. 이들에게는 형법 제9조에 따라 형사처벌을 하지 않고, 가정법원이 소년원으로 보내거나 보호관찰을 받게 하는 등 보호처분을 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전국의 촉법소년 범죄자 수는 6만5천 명을 넘어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촉법소년은 2019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아무리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연령대라는 점이 촉법소년 범죄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때로 만 14세 미만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잔혹한 강력범죄를 저지른 경우에서 보듯이 예전의 만 13세와 요즘의 만 13세 소년의 심신이 크게 달라진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에서 그동안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낮추고 교화를 개선하는 등 근본 해결이 시급하다는 논의가 이어져 왔다. 현재 소년범죄 처벌 강화와 관련된 법안 17건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장기간 계류돼 있다. 하지만 법원 행정처를 비롯,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관점에서 연령을 낮추는 부분에 대한 이견도 많다. 아직 판단 능력이 부족한 시기에 저지른 범죄인 만큼 처벌을 통해 소년의 앞길을 막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촉법소년의 잔혹범죄 양상을 보면 연령 하향 조정에 대한 논의는 시급해 보인다. 상한 연령을 낮추는 것이 의미가 없다면 특정 강력 소년범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절충안도 필요하다. 국회와 정부, 법조계가 계속해서 논의를 공전시키는 것은 ‘바늘 도둑을 소도둑으로 키우는’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행태다. 범죄를 저지르면서 “나 촉법소년인데?”하고 약 올리듯 떠들어대는 뻔뻔한 철부지들을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연령 하향이든, 처벌·교화책 강화든 하루빨리 대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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