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영남 탓하면 당 공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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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 영남 탓하면 당 공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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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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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책임 소재를 놓고 당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영남을 중심으로 당이 운영되면서 수도권 민심을 놓쳤다는 ‘영남 책임론’이 불거져 영남권 정치인을 중심으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선거 참패에 대한 정확한 원인 분석도 없이 표를 몰아준 영남권에 대해 책임을 돌리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나마 보수 텃밭인 TK·PK에서 선전을 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개헌 저지선마저 붕괴됐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참패 원인을 두고 국민의힘 내에서 네 탓 공방이 벌어지는 데 대해 자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지사는 “당 지도부 탓, 대통령 탓, 영남 탓 등 여러 가지 원인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잘 되면 내 탓, 잘 못되면 조상 탓’은 아닌 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 결과로 짜여진 ‘여소야대’ 구도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여당이 추천하는 인사를 국무총리·비서실장 등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기일 수록 당 중심으로 다시 뭉칠 것을 강조한 것이다.

대선 대구시장을 지낸 권영진 당선인도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선거 때만 되면 영남에 와서 표 달라고 애걸복걸하고, 무슨 문제만 생기면 영남 탓을 한다. 참 경우도 없고 모욕적”이라고 했다.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잇단 영남권 비판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수도권 5선 윤상현 의원은 자신이 주최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당이 영남 중심이다보니 공천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당 지도부나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전달 못하는 것”이라며 “영남, 수도권 출신 의원 간 현실 인식의 차이가 너무 크다.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박상병 시사평론가도 “국민의힘은 진짜 국민의힘인가. 나는 영남의 힘이라고 본다”며 “영남과 수도권 정서가 전혀 다르다”고 했다.

이에 권영진 당선인은 “수도권과 충청의 패배가 왜 영남 탓인가. 영남마저 갈라치기 당했거나 패배했으면 국민의힘과 보수당은 괴멸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윤 의원을 향해 “남 탓하면서 책임 전가하고 자신의 정치적 야심에 맞춰 상황을 짜깁기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나올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영남 유권자분들은 국민의힘이 영남에 안주하길 바라지 않는다”며 “국민의힘이 수도권, 더 나아가 충청·호남에서도 사랑받는 정당이 될 것을 요구하고 계신다”며 수습에 나섰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영남권에서 선방을 하고 수도권을 비롯한 충청권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영남지역 유권자나 정치인 탓이 아니다. 첫째는 정권심판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수도권 민심을 집어삼킨 탓이요, 둘째는 민심에 어필할 만한 총선 어젠다를 발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수도권 의원들이 총선 참패 원인을 영남권에 돌리려는 태도는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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