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강군 육성’ 계기로 삼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재가했다. 이에 따라 남한만 일방적으로 준수해오던 9·19 군사합의가 효력을 멈추게 됐고, 그동안 제약받던 우리 군의 훈련도 족쇄가 풀렸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이번 조치를 계기로 우리 군의 현대화와 훈련 강화를 통한 ‘강군(强軍) 육성’이 더욱 탄력을 받기를 바란다. ‘힘으로 지키는 평화’만이 국가안보를 온전히 담보한다.

이번 9·19 합의 효력 정지는 북한이 치졸한 오물 풍선 도발을 저지르고 있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다. 이로써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과 군사분계선 일대 군사훈련 금지 등 그동안의 제약이 사라져 북한의 도발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해졌다. 국방부는 이날 “군사분계선과 서북도서 일대 우리 군의 모든 군사 활동을 정상적으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에서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다, 남과 북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서로를 겨냥한 각종 군사 연습을 중지하는 내용이 그 핵심이다. 북한은 이 합의 이후에도 갖은 형태의 도발 행위를 지속해왔다. 개성에 있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서해 NLL 너머로 표류한 우리 해수부 공무원을 무참히 사살하고 불태운 일이 대표적 사례다.

정치권은 그동안 휴지 조각에 불과한 9.19 군사합의를 ‘안전핀’이니 뭐니 하고 미화하면서 우리 군의 훈련까지 막았다. 연평도·백령도 해병대는 지난 6년 동안 거액의 추가 비용을 들여 K-9 자주포를 수백㎞ 이상 옮겨와 사격 훈련을 해왔다. MDL 주변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정찰기 등 대북 정찰 자산은 발이 묶였고, 감시초소(GP) 철거로 대북 감시 능력도 떨어졌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일방적으로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한 바 있다.

첨단 전자기술은 물론 전차·자주포·전투기·미사일 등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의 신형 무기들은 우리 군을 지구촌 최고의 강군으로 기를 수 있는 최적의 조건들을 충족한다. 이번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기점으로 강군 육성에 박차를 가하길 바란다. 물론 우리가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동안의 ‘북한은 계속 도발하고, 우리는 참기만 하는’ 무기력한 국방은 더 이상 안 된다. “북한이 도발하면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으로 단호히 응징할 것”이라는 국방부의 기개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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