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때의 그를
대변하는 모직 코트
더워도 벗지 못하는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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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니콜라이 고골의 소설《외투》에는 낡은 대로 낡고 해져 더 이상 덧대거나 수선할 수조차 없는 특별한 외투이야기가 나온다. 남자 주인공은 9급 문관이긴 했지만 어려운 살림에 코트 한 벌 장만할 여유가 없었다.
감촉조차도 보들보들 부들부들한 모직 코트를 입은 폼이다.
여름 호숫가를 장식하는 특이한 꽃.
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밋밋하고 풀이라고 하기에는 특별한 식물 ‘부들’을 보며 단벌 신사였던 소설 속 주인공을 떠올려 본다.
초여름 가루받이를 할 때 몸체가 ‘부들부들’ 떨려서 ‘부들’이란 이름이 붙었다 하는데 모양은 소시지처럼 재미있게도 생겼다.
새로 알게 된 사실인데 소시지 같이 생긴 저 부분은 열매이삭이며 잎과 줄기는 자리나 부채를 만드는 재료로 꽃가루는 지혈제로 쓰인다고 한다.
그렇지만 더운 여름을 저 한 벌 옷으로 지내야 하는 삶을 생각해 본다.
디카시. 글 : 정사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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