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초반 V리그 여자부는 흥국생명의 ‘싱거운’ 독주였다. 개막 후 14경기를 연속으로 이기며 일찌감치 ‘1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중반에 이르면서 판이 달라졌다.
여자부 역대 최다 연승 타이인 15연승에 도전했던 흥국생명이 정관장을 상대로 완패, 기세가 꺾였다. 한번 흐름이 끊기자 곧바로 연패가 찾아왔다.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와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 두 외국인 선수의 동반 부상까지 겹친 흥국생명은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어렵사리 3연패를 끊고 1승을 추가했지만, 올스타 휴식기 이후 가진 올해 첫 경기에선 최하위 GS칼텍스에 패하며 다시 고개 숙였다. 대체 외인으로 급히 투입된 마르타 마테이코(등록명 마테이코)도 아직은 존재감이 없었다.
현재 성적은 15승4패(승점 44), 최근 다섯 경기만 놓고 보면 1승4패다.
멀게만 보였던 선두와의 거리가 줄어들자 상위권 경쟁은 다시 불 붙었다.
2위 현대건설은 8일 한국도로공사에 리버스스윕 승리, 14승5패(승점 43)가 되면서 흥국생명에 승점 1점 차이까지 따라왔다. 3위 정관장(12승6패·승점 34)도 아직 격차는 있지만 최근 8연승으로 기세가 아주 좋다.
현대건설 이다현은 “흥국생명이 초반 치고 나갔지만 최선을 다하면 다시 따라붙을 기회는 올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고,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기회는 변수에서 온다. 우리가 변수를 잘 통제하고 버틴 덕분에 이제는 1위 싸움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판도를 예고했다.
하위권에도 새 변수가 생겼다. 구단 역대 최다인 14연패에 빠졌던 꼴찌 GS칼텍스가 선두 흥국생명을 꺾고 연패를 끝냈다.
2승17패(승점 8)의 GS칼텍스는 상위권 도약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다크호스로 불리기엔 충분한 전력이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연패를 끊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더 성장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기세를 몰아 이제는 반등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주축들의 줄부상으로 신인 위주의 명단을 냈던 GS칼텍스는 새롭게 데려온 아시아쿼터 미들블로커 뚜이 트란(등록명 뚜이)을 앞세워 반등을 노린다. 뚜이는 V리그 첫 득점을 서브 에이스로 기록하고, 첫 블로킹 득점을 김연경을 상대로 올리는 등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동안 여자부에선 막내 페퍼저축은행이 ‘만년 꼴찌팀’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전반기에 이미 구단 최다승(6승)을 달성할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여기에 최하위 GS칼텍스까지 부활해 고춧가를 뿌린다면, 시쳇말로 ‘쉽게 깔고 갈’ 팀이 없다. 더욱 예측이 힘들어질 V리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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