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 4개월을 맞은 포항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 물동량 유치 실적이 영 시원치 않다. 당초 예상 물동량의 9% 유치가 고작이다. 지난 8월 개항 당시 계획은 4만7500TEU(1 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였으나 실적은 4258TEU에 그쳤다. 포항시의 내년도 목표량은 19만3000TEU였다. 그러나 개항 첫 4개월의 실적을 참고하여 14만5000TEU 확보에 온 힘을 다 쏟기로 했다. 목표치의 73%만 유치해도 만족하겠다는 소리라고 생각된다.
딱한 노릇이긴 하나 밑그림과 현실의 채색이 맞지않아 벌어진 일이다. 현실 문제라는 것은 기아차 선적 물량이다. 목표 물량의 거의 전부를 기아차에 걸었지만 정작 반입된 것은 기아자동차 부품 147FEU(1 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 뿐이었다. 그게 전부다. 러시아의 조립업체 이즈오토사의 경영난이 심각한 탓이라고 한다. 상대회사의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희망은 물거품이 되고만다.이 뿐만이 아니다. 구미LG전자,현대제철,포항철강공단업체를 비롯한 여러 업체들이 모두 기아자동차와 크게 달라 보이질 않으니 탈이다.
일이 꼬이기만하자 포항시는 최근 관계기관들과 활성화 대책회의란 것을 가졌다. 여러 가지 가능성과 계획을 협의했다. 그대로라면 걱정할 게 없다. 그러나 문제는 계획 따로,현실 따로라는 사실이다. 언제까지 희망사항만 책상 위에 올려놓고 무지개를 그리고 있을 것인가.
항만의 절대요건은 산업단지와 가깝게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영일만항은 이런 측면을 충족시키고 있다. 기존 산업단지 뿐만 아니라 앞으로 조성될 산업단지도 줄을 잇고 있다.국가산업단지와 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하여 일반산업단지, 배후단지,테크노밸리가 수년 안에 조성된다. 이 모두가 정상가동되면 100만TEU로 물동량 규모는 늘어나게 된다. 영일만항 능력의 갑절이다. 산업단지를 서둘러 조성해야 할 이유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인프라 갖추기도 화급하다. 항만연결도로,진입철로 개설 같은 것들이다. 선사도 확충돼야 한다. 이렇듯 희망은 있으되 당장 운신할 폭이 옹색하니 탈이다. 꼭 `무지개 꿈’을 꾸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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