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포에 머리감고 액운 떨치고… 단오를 즐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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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에 머리감고 액운 떨치고… 단오를 즐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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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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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뛰기 씨름 단오장… 풍습도 다양 
수리떡·쑥떡 등 절기음식 나눠 먹어 
포항서도 놀이대회 등 민속축제 풍성 

 
밀 때는 선녀가 달나라로 오르는 듯
돌아올 때는 선녀가 하늘에서 내리는 듯
쳐다보자 뛰어오르며 땀방울 흘리더니
곧 펄럭이며 돌아오누나
 
이것은 고려시대의 대문호인 이규보(李奎報, 1168~1241)의 `단오에 그네 뛰는 여자들을 구경하다’는 제목의 시이다.
 이 시를 살펴보면 고려 때도 단오 그네가 널리 성행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단오절은 5·31일 지방선거 투표일과 겹쳐 명절 기분이 나질 않는다.
 단오(端午)는 구설 추석 등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명절 중의 하나다.
 일명 천중절 중오절 단양 수릿날이라고도 한다.
 단오의 유래는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중국 초나라 회왕 때에 굴원(屈原)이라는 신하가 간신들의 모함에 자신의 지조를 보이기 위해 멱라수(汨羅水)라는 강물에 투신 자살하였는데 그날이 5월 5일(음력)이다. 그후 해마다 굴원을 기리는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
 이것이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단오가 되었다는 것이 정설로 알
려지고 있다.
 이날을 수릿날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수리취’라는 산나물을 뜯어 떡을 하고, 또 쑥을 뜯어 쑥떡을 해 먹었는데 떡의 모양이 둥근 수레바퀴같아서 `수리’날이라는 별칭이 붙게 되었다고도 한다.
 또한 열양세시기에는 물고기 밥을 수뢰(강의 여울)에 던져 굴원을 제사 지내는 풍속에서 `수릿날’이라고도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단오의 유래에 대해서 한(漢)나라 때 문헌에 벌써 등장하는데 5월은 비가 많고 나쁜 병이 돌기 쉬운 달이므로 액막이를 해야 한다고 믿었던 듯하다. 이를 예방키 위한 여러 풍습이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진나라 사람 진수가 엮은 `삼국지’를 보면 한(韓) 사람들은 파종이 끝난 5월에 모두 모여 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밤새워 춤추고 술마시고 놀았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것이 아마도 단오 풍속이 아닌가 여겨진다.
 단오날 세시풍속으로는 부녀자들이 `단오장’(端午粧,단오날 하는 화장을 의미함)이라 해서 창포뿌리를 잘라 비녀로 만들어 머리에 꽂아 두통과 재액을 막았고 창포를 삶은 물로는 머리를 감아 윤기를 냈다. 이날 새벽에는 또 상추잎에 맺힌 이슬을 받아 분을 개어 얼굴에 바르면 버짐이 피지 않고 피부가 고와진다고 생각했다.
 남자들은 창포뿌리를 허리에 차고 다녔는데 사악한 기운을 막아 준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단오날 놀이의 대명사는 뭐니뭐니 해도 그네뛰기와 씨름이다. 그네뛰기가 여성전용이라면  씨름은 남성전용이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단오풍습 중에서 가장 활발하고 변치 않은 풍습은 그네뛰기와 씨름이다.
 단옷날 먹는 음식은 그 풍성함의 절정을 이루었다. 옛날엔 단오쯤되면 별로 먹을 것이 없었던 춘궁기다. 이 시기에는 제 철을 맞아 약효가 최상인 쑥이나 수리취를 이용한 수리떡,쑥떡을 비롯한 앵두편,앵두화채 등 절기 음식을 이웃과 함께 나눠 먹었던 것.
 이 단오 음식들은 미각을 돋울 뿐 아니라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는 영양식이라는 점에서 선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양기 충만한 익모초와 쑥은 부인병과 위장질환에 특효 약재로 단오절에 많이 채취했다.
  떡도 빼놓을 수 없다.
 쑥이나 수리취를 넣고 만든 절편에 수레바퀴 문양의 떡살을 박은 차륜병은 단오 분위기를 물씬 나게 하는 특급 도우미.
 단옷날에 쓰기 위해 말려 둔 쑥잎으로 쑥차를 만들어 먹으면 위장병과 변비, 신경통 등에 특효가 있다고 널리 전한다.
 단오절에 올리는 단오굿도 지방마다 다르다. 강릉단오굿과 경남 영산의 문호장굿, 경산 자인의 한장군놀이는 특히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단오절 행사를 가장 거창하게 개최하는 곳은 강릉이다.
 강릉단오제는 기원전 120년경 `예국’라는 부족국가시대 때부터 전해 내려온 우리 민족 최대의 전통축제이다. 강릉단오제가 해마다 열리기 시기는 조선 중기인 1600년경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의 강릉 단오제는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5일간 투호대회를 비롯한 그네뛰기, 씨름, 청소년 가요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강릉시 전역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포항지역에서도 지난 1994년부터 문화원 주최로 매년 단오절민속축제 헹사가 열리고 있다.
 올해 행사는 오는 6월 2일 하루 동안 윷놀이, 그네뛰기, 투호대회 등의 놀이대회가 송라 보경사 일원에서 개최된다.
 여성한복맵시대회와 노래자랑대회도 열린다.
 한편 한국이 2005년 유네스코에 강릉단오절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한다는 보도가 나가자, 중국 인민일보등 언론사들에서 크게 보도하는 바람에 중국 정부의 반발로 답보상태. 강릉단오절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은 언제쯤 될까?
 우리의 자랑스런 명절중 하나인 단오절 행사가 가끔 정치 때문에 막히는 것이 좀 아쉽다.
  /강동진기자 d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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