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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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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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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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몇 해 전
 빈터에 심겨진 나무 한 그루 있었다
 
 어느 여름, 태풍이 지나간 뒤
 나무는 팔다리가 부러지고
 잎사귀가 찢어져서 성한 곳이 없었다
 
 가뭄 들던 다음 해에는
 실연당한 여자가 머리를 풀어헤치고

 넋을 잃은 것처럼 축 처져 있는 것을 보았다
 
 늦더위가 몹시도 기승을 부리던 올해 여름에
 무심코 내다본 창밖에는
 훌쩍 자란 나무에 새파란 열매가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며
 너무 쉽게 쓰러지는 내게 보란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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