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예 분자
팔순이
소나기처럼 후딱 가 버린
엉가의 보풀한 풀잎 눈썹
가지런히 다듬어 드리는 날
내 마음 들꽃처럼 환 해 지더이다
도톰하게 고왔던 날 기억하며
젖은 손톱 곱게 다듬는 날
주어진 건강함에
그저 고맙더이다
천지를 뒤흔들던 폭격소리
온통 산야를 붉은 피바다로
엉가는 진땀 베인 등에 나를 업고
개미처럼 계곡 숲을 누볐던
그 응어리 주물러 드리는 날
6월이 오면
고마운 엉가 생각에
나는 입 다문 채 그냥
그냥 와락 울음 터지더이다
*엉가=언니의 경남방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