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떡
  • 경북도민일보
고추장떡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6.0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상권

 나는 맑은 국물을 좋아한다
 황태와 조개가 느슨하게 연대하는 방식,
 어느 순간 매운 것을 줄이다 보니
 나도 어느새 싱거워져버린 것 같다
 조금은 세상과 얽어매기보다 타협하고
 소용돌이치는 밥상 뒤의 평온을 탐한다
 그러나 맵고 진한 닭개장처럼
 본래의 국물이 나를 흔들 때가 있다

 부추, 청양고추, 조갯살, 새우살도 넣고
 반죽에 후춧가루도 좀 넣으면
 땀이 강을 이룰 것이다 부추꽃처럼
 정말 너의 얼굴 오롯이 보고 싶을 땐
 배말 든 된장국보다 고추장떡이다
 그런데 저문 강가를 거닐며 중얼거린다
 매운맛이 줄어든 건 변화인가 변절인가
 작은 강이 더 작은 강을 밀어낸 강가에서
 나는 갓 옮겨온 동백나무처럼 흔드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