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물대포에 ‘물’ 끊는다는 박원순
  • 한동윤
경찰 물대포에 ‘물’ 끊는다는 박원순
  • 한동윤
  • 승인 2016.10.1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2010년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격렬한 농민시위가 벌어졌다. 노무현 정부의 ‘이중곡가제 폐지’에 반대하는 농민 수만명이 모여 진압경찰들과 살벌하게 대치했다. 경찰의 농민 진압과정에서 전용철(당시 43)·홍덕표(〃 68) 두 사람이 사망했다. 농민들이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자 경찰이 사용한 방패에 맞아 목숨을 잃은 것이다.
두 농민 사망사건을 조사해온 국가인권위는 “과잉진압이 원인”이라고 결론지었다. 인권위는 “전씨는 방패에 떠밀려 넘어지면서 머리 뒷부분에 충격을 받고 머리가 손상된 상태에서 경찰봉 등으로 폭행당했고, 홍씨는 달아나던 중 방패로 얼굴과 뒷목을 가격당해 입은 손상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은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사과를 발표했다. 사과하면서도 노 대통령은 “쇠파이프를 마구 휘두르는 폭력시위가 없었다면 불행한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농민 사망의 원인이 사실상 불법 폭력 시위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농민 사망사건이 터지자 노무현 정부는 불법 무력시위에 대응하는 수단을 바꿨다. ‘물대포’를 사용해 시위대와 경찰의 직접 충돌을 막았다. 물대포는 1989년 도입됐지만 많이 사용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가 2005년 물대포를 이스라엘에서 다수 도입함으로써 경찰의 진압장비로 정착했다. 결국 농민 백남기 씨에게 발사된 물대포의 원조는 노무현 정부라 할 수 있다. 백씨를 향해 발사된 물대포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2006년, 2007년 도입된 모델이다. 백남기 씨가 사망하자 “박근혜 정권의 반인륜적 탄압”이라고 비난한 문재인 전 더민주당 대표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노무현 정부는 2015년 아예 서울경찰청에만 배치된 물대포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지방청에 배치하겠다고 발표까지 했다.
물대포가 백남기 씨 사망 원인으로 지목되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5일 물대포 살수차에 그 동안 서울시가 물을 공급해온 것과 관련, “앞으로는 안 된다”며 물 공급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박 시장은 CBS 인터뷰에서 “사실 소방재난본부가 서울시 산하 기관이다. 그런데 소화전에 쓰는 물이라는 것은 화재 진압을 위해서 쓰는 거다. 아니, 이걸 지금 데모 진압을 위해서 그 물을 쓰게 하는 것은 용납하기 힘들다”라고 주장했다. 노무현 정부가 대량 도입해 자주 이용한 서울시의 ‘물’을 박근혜 정부의 경찰 물대포에는 공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10월 서울광장에서는 노무현 정권의 국가보안법 폐지 움직임에 항의하는 300여 사회·종교단체 회원과 시민 10만여명의 ‘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가 열렸다. 시위대는 “청와대로 가자”며 이동을 시작했고, 경찰은 방패로 밀어붙였다. 경찰은 힘에 부치자 물대포를 동원했다. 시위에 참여한 군중 대부분이 노년이어서 경찰의 물대포에 ‘픽픽’ 쓰러졌다. 부상자가 속출했다.
당시 서울시장은 이명박 이다. 노무현 정부의 시위진압 경찰이 당시 사용한 ‘물’ 역시 ‘서울시’ 소유다. 그러나 이 시장은 “화재 진압을 위한 물을 데모 진압을 위해 쓰게 하는 것은 용납하기 힘들다”고 딴죽을 걸지 않았다. 이 시장은 야당인 한나라당 소속이었다. 당시 경찰 물대포에 부상당한 시위대는 사실상 한나라당 지지층이었다.
경찰 물대포는 살인도구가 아니다. 공동체의 안전과 안녕을 지키기 위해 공권력이 사용하는 장비다. 더구나 물대포는 노무현 정부가 시위 농민 사망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 적극 활용한 시위진압 장비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은 발끈하며 물대포에 쓰이는 ‘물’을 끊겠다고 나섰다.
박 시장이 ‘물’을 끊으면 경찰은 다시 방패와 곤봉을 들어야 한다. 2005년보다 시위대는 더 극악해졌다. 쇠파이프도 모자라 쇠총, 쇠구슬, 화염병으로 무장했다. 물대포를 쓰지 못하면 경찰과 시위대의 살벌한 충돌은 피할 수 없다. 박 시장이 바라는 게 정녕 이것인가?
‘물대포’는 우리가 사는 공동체를 지키는 공권력이다. 그 공권력이 무력화되면 살판날 세력은 따로 있다. 박 시장이 ‘물’을 끊어 폭력시위로 더 많은 인명 피해가 나면 그의 대권가도에 치명상을 입을지 모른다. 더구나 ‘서울 물’이 박 시장 개인의 것이 아니지 않은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승헌 2016-10-11 09:29:40
박원순아...
생각이 겨우 그 정도냐?
서울 시장씩이나 한 인간이...
김 정은이 한테 가서 핵무기 사용금지 시키겠다고 해 보시지 그러냐...
깝깝허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