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출사표- 선의의 경쟁하라
  • 한동윤
반기문 출사표- 선의의 경쟁하라
  • 한동윤
  • 승인 20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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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마침내 대통령선거 출마를 예고했다. 2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의 특파원들과 마지막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이 한 몸 불사르겠다”며 출사표(出師表)를 던뽞다. 사실상 대권도전 선언이다.
반 총장의 대권 도전은 4년 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예상된 일이었다. 반 총장은 대권도전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지만 그는 대선후보 선두주자로 꼽혔다. 지지율도 선두를 달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두로 나선 것은 그리 오래 지 않다.
현재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 탄핵으로 정점을 달리고 있다. “시민 혁명”을 입에 올리는가 하면, “섀도 캐비넷을 발표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비쳤다.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인수위를 구성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아예 ‘내각’을 미리 구성해 대통령 직무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는 문 전 대표 경쟁자가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철수· 박원순 등이 있지만 그들은 문 전 대표에 비하면 ‘언더 독’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놀라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지만 20대 젊은이들의 ‘몰빵’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래 대중에 노출된 문 전 대표에 대한 ‘피로감’이 ‘이재명 현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 총장의 출마 선언으로 사정이 확 달라졌다. “온 몸을 불사르겠다”고 하자마자 반 총장 지지도가 올라 문 전 대표를 눌렀다. 23.1% 대 22.2%다.

또한 반 총장 출마로 정치권은 문재인 대 반 문재인으로 재편될 조짐이다. 새누리당내 ‘비박’이 신당 창당을 선언했고, 신당이 반 총장을 영입할 계획이고, 국민의당이 반 총장과의 연대에 호의적이기 때문에 반 총장의 선택에 따라 문 전 대표를 포위하는 구도가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그 분(반총장)이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확인 했다”고 했고, 김동철 비대위원장도 “다 국정경험이 풍부한 분들이 그런 경험을 국가를 위해서 활용하겠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적극 환영이다.
더구나 문 전 대표의 더민주당 소속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친 반기문’으로 선회했다. 문 전 대표가 결사 반대하는 ‘개헌’을 고리로 반 총장과 연대할 수 있다는 스탠스다. 김 전 위원장은 문 전 대표에게 매우 부정적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을 오히려 긍정 평가할 정도다. 새누리당을 지키고 있는 ‘친박’은 두말할 것도 없이 “반기문 만세”다.
반 총장이 출사표를 던지고 대선구도가 문재인 대 반기문으로 윤곽이 드러나자 반 총장을 향한 ‘험담’도 살벌해지기 시작했다. 더민주당은 아예 반 총장을 소설 ‘꺼삐딴 리’의 주인공 이인국 박사로 매도했다. ‘꺼삐딴 리’는 전광용의 소석 주인공으로 일제와 소련, 북한에 빌붙은 지식인의 상징이다. 10년을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한 반 총장이 ‘기회주의자’라는 최악의 인신공격이다.
노무현의 ‘오른팔’이던 안희정 충남지사는 반 총장에게 아예 “정치 기웃거리지 말라”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그 슬픈 죽음에 현직 대통령 눈치보느라 조문조차도 하지 못했던 분”이라며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반 총장이 조문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가 국내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난맥을 파헤치고 박 대통령 탄핵을 이끈 공은 크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다 쓰러져가는 더민주당을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영입해 다시 세운 공도 크다. 반 총장 역기 유엔에서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그리고 전쟁미치광이 북한의 도발과 핵을 억제하기 위해 기울여온 노력이 결코 작지 않다. 두 분 모두 국민 입장에서는 ‘필요한 존재’다. 내년 대선에서 문재인, 반기문 가운데 한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건 대한민국의 운명일 것이다. 그렇다면 양 진영은 입을 조심해야 한다. 터무니없이 헐뜯고 비방하면 국민이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위기의 조국을 누가 어떻게 구하느냐로 승부해야 한다. 선의의 경쟁을 주문한다. 문 전 대표와 반 총장 지지율이 역전된 건 많은 시사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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