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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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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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나는 표류한 배처럼
아직 찾지 못한 항구의 불빛
그 머나먼 길을 숨차게 거슬러 왔지만
아직 끝없는 대양의 한가운데
표류하는
나그네 같은 배
언제 닻 드리울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항구를 찾을 수 있을까

피곤에 지친 몸을 다스리며
백목련 활짝 핀 봄의 입김
맡으며 소금기에 젖은
항구의 사람들과
그들의 옷깃에 죄여드는
거친 삶의 한가운데
함께 섞여 살아갈 날이 올까
풀려지지 않은 내 삶의 매듭을
그냥 내동댕이쳐 놓고
파도 속으로 휩쓸려 갈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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