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분권 제도화 성과 못내 유감”
  • 손경호기자
“자치분권 제도화 성과 못내 유감”
  • 손경호기자
  • 승인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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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영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인터뷰
외교·안보·정치 이슈에 밀려
관련 정책 입법작업 지지부진
현재 추진案, 광역시·도 중심
시·군·구는 배제돼 안타깝다
기초지방정부 종속 심화 우려
전세계 선진국들 자치분권 후
선진국 반열… 자치분권 필수
국회·정부 적극적으로 나서야
 

염태영(수원시장·사진)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은 28일 정부와 국회가 국민이 기대하는 자치분권을 제도화하는데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 상황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염 회장은 “자치분권은 필수다. 선진국들이 선진국이 된 뒤 자치분권을 한게 아니라, 자치분권을 통해 선진국이 됐다”며 “국회와 정부가 자치분권 과제들을 처리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지방분권형 개헌을 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염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수원시서울사무소에서 경북도민일보-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과 가진 공동인터뷰에서 “협의회의 조직과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해묵은 자치분권 과제 해결을 위해 지역의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면서 “특히 차기 국회에서 반드시 지방분권형 개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관철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다음은 염태영 회장과 가진 일문일답이다.



-정부의 ‘자치분권’ 및 ‘재정분권’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부의 자치분권 종합계획과 재정분권 정책이 주민 중심의 자치분권을 구현한다는 ‘큰 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자치분권, 재정분권 정책이 풀뿌리 시·군·구 기초지방정부는 배제된 채 광역시·도중심으로 추진되는 부분은 우려된다. 시·군·구가 행·재정적으로 ‘광역시·도 종속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광역시·도단위 자치경찰제, 광역시·도지사만 17명이 전원이 참여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 시·군·구 기초단위 교육자치의 부재 등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에서 시·군·구는 배제됐다.

특히, 지방소비세 확대를 골자로 하는 ‘1단계 재정분권’으로 8조 원 가량이 지방으로 이양되었지만, 전체적으로 ‘국세 대 지방세 7:3’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지방소비세는 광역시·도세로서 시·군·구는 재원 이양의 온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광역 시·도가 확대된 재원으로 광역보조사업을 늘리면 시·군·구 재정은 더욱 어려워질 상황에 처해있다.

-자치분권 정책의 진척을 위한 대응책은.

▷최근 일본과 경제·안보 문제, 북핵문제, 검찰개혁 등 외교·안보·정치 현안에 정부 역량이 집중되면서 자치분권 정책을 포함한 국정의 다른 이슈들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지방분권·국가균형발전 정책들도 여야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지방이양일괄법안’, 자치경찰제 등 입법 작업이 전혀 진전이 없다. 협의회는 지방4대 협의체, 분권단체, 학계, 언론, 시민들과 함께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국민공감대를 형성하고, 전국으로 여론을 확산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기초정부의 풀뿌리 자치론을 정부가 수용하고 있다고 보나.

▷이번 정부의 자치분권이나 재정분권이 광역시·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기초지방정부는 배제되고 있어 안타깝다. 광역시·도의 권한과 재원만 강화되고 늘어나는 방향으로 분권 정책이 추진되면서 풀뿌리 자치가 위기에 처한 것이다. 협의회는 지난 7월 민선 7기 2차년도 출범과 함께 ‘기초지방정부 위기극복을 위한 5대 선언’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이를 수용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중앙권한의 지방이양을 위한 대책은.

▷법 개정을 완료하지 못한 것을 일괄 이양하기 위해 현재 571개 사무에 대한 지방이양일괄법안이 2018년 10월 국회에 제출됐고, 아직 계류 중이다. 사실 중앙정부 권한·사무의 지방이양은 민선자치가 실시된 1995년 이후부터 계속 진행됐다. 그러나 그동안 단순 집행사무 위주의 이양으로 실질적 권한 이양은 미흡했다. 또 인력과 재원이 포괄적으로 이양되지 않다보니 지방의 불만은 높고 체감도가 낮은 것도 사실이다. 협의회는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이양일괄법안의 국회통과를 위해 지방4대 협의회와 공동으로 상임위원회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법안 통과를 설득할 것이다. 또한 기존 단위 사무 중심에서 기능중심의 포괄 이양으로 전환하고, 일자리·복지·교통·환경 등 주민생활 환경개선을 위한 기능을 발굴·이양해 주민체감도를 높이겠다.

-정부의 재정분권 추진 수준은 어떻게 보나.

▷지방소비세 확대를 골자로 하는 1단계 재정분권을 통해 약 8조 5000억 원 가량을 지방으로 이양했지만, ‘국세 대 지방세 7대3’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우며 230여개 자치단체를 고려했을 때 전체 규모도 미흡하다. 특히, 지방소비세는 광역 시·도세로서 시·군·구 재정분권은 1단계 논의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 채 마무리됐다. 광역 시·도가 늘어난 재원으로 보조사업을 확대할 경우, 시·군·구가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 다시 말해 시·군·구는 재정분권이 진행될수록 재정압박이 커지고 자율성이 축소되는 역설적 상황에 놓인다. 협의회는 2단계에서는 지방소득세 확대와 국고보조금·시도보조금을 전면적으로 개편해 기초지방정부가 중심이 되는 재정분권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협의회는 2단계 재정분권은 시·군·구 중심의 재정분권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재정분권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고, 이를 중심으로 전문가 포럼 등을 통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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