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충제 암 치료’ 국내 논문도 나와…“가능성은 열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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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충제 암 치료’ 국내 논문도 나와…“가능성은 열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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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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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충제 ‘니클로사마이드’와 ‘펜벤다졸’ 화학구조. 뉴스1
기생충을 박멸하는 개 구충제 ‘펜벤다졸’이 말기 암환자를 완치했다는 유튜브 영상이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구충제가 실제로 암 세포를 억제한다는 국내 연구진 연구결과도 확인돼 주목된다. 다만 이 연구진은 아직 국내서 임상을 완료해 허가된 의약품들이 아닌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 구충제의 암 치료효과는 연구할 필요성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본격적인 연구개발과 사람을 상대로 한 임상시험을 거치면 신약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구충제 ‘니클로사마이드’의 항암연구를 주도한 남정석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25일 <>과 전화통화에서 “직접 연구한 니클로사마이드 성분과 최근 이슈인 펜벤다졸은 성분이 다르지만 구충제가 암세포를 억제한다는 효능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면서 “의약품은 사실 어떤 치료목적으로 개발되다가 다른 치료효과가 예상되면 결국 전혀 다른 목적의 약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즉, 특정 세포를 사멸하는 구충제의 작용원리 특성상 암세포에 대해서도 같은 작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남 교수는 “실제 해당 구충제가 사람에게 쓰이려면 어느 용량에서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임상시험을 거쳐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 교수팀이 진행했던 연구는 해외에서 구충제로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의 항암작용이다. 이 연구는 지난해 11월 미국 암학회(AACR)가 발행하는 세계적인 암학술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니클로사마이드’가 윈트(Wnt) 신호를 억제해 암줄기세포 형성과 증식을 제어하는 현상을 발견, 작용기전을 연구했다. 사람과 유사한 염증성 대장암 동물모델과 환자유래 암조직을 이식한 동물모델에서 ‘니클로사마이드’의 우수한 효과를 검증한 것이다. 연구팀은 ‘니클로사마이드’가 암줄기세포에 특이적으로 발현하고 증식 등에 필수적인 단백질 ‘DCLK1(Doublecortin-like kinase 1)-B’의 발현을 억제해 암줄기세포를 저해하는 기전을 밝혔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열두조충증과 막양조충증 등 촌충 감염 치료약물로 1958년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암과 바이러스 등에도 치료효과가 기대되면서 많은 연구가 진행돼왔다. 실제 해외 논문 검색사이트 펍메드에 따르면 ‘니클로사마이드’를 이용한 항암 관련 논문이 무려 172편에 달한다.

최근 한 유튜브 영상에 나온 개 구충제 ‘펜벤다졸’도 이 사이트에서 항암관련 논문이 30여편 확인된다. 그중에는 ‘펜벤다졸’과 ‘보충 비타민’(A, B, D, K, E) 병용시 각 단일 약제 사용 때와 달리 림프종에 대한 치료효과를 봤다는 동물실험 연구도 있다.

‘펜벤다졸’은 ‘니클로사마이드’와 화학구조가 다르지만 세포분열이나 활동 등을 억제해 세포를 사멸한다는 점에서 목적은 비슷하다. 그만큼 이들 약물에 대한 기대감은 기생충뿐 아니라 암세포 사멸로도 확장돼온 것이다.

관련 유튜브 영상은 ‘말기암 환자 구충제로 극적 완치, 암세포 완전관해, 암 환자는 꼭 보세요’라는 제목의 10분 41초짜리 내용이다. 영상에서 미국 오클라호마에 사는 60대 남성 조 티펜스는 2016년말 소세포폐암 진단을 받고 암세포가 전신에 퍼져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만 ‘펜벤다졸’을 복용한 3개월 뒤 완치됐다.

그러나 결국 사람 대상으로 입증된 것이 없어 주의를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펜벤다졸은 사람 대상으로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을 하지 않은 물질로, 사람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말기 암환자는 체력이 저하된 상태인 만큼 이 약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어 “암 환자는 허가받지 않은 펜벤다졸을 절대 복용하지 말고 의약품 복용 전 반드시 의사나 약사 등과 상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한약사회도 “임상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받아야 하고, 복용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동물약국도 허가된 방식 외엔 판매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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