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해쳐놓고 고마워하라는 ‘날강도' 일본
  • 모용복기자
사람 해쳐놓고 고마워하라는 ‘날강도' 일본
  • 모용복기자
  • 승인 2020.06.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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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윤미향 사태 틈 타
일본 몰염치 행위 도 넘어
日 언론, 침략행위 정당화
日정부·언론·국내 친일세력
일본의 罪過엔 애써 눈감고
수탈 위에 근대화론 덧씌워
이용수 할머니의 말씀처럼
천년·만년이 가도 日 사죄·배상해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의원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져 국내가 떠들썩하다. 그런데 마치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일본의 몰염치한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일제 치하 36년간 온갖 만행과 수탈을 일삼은 데 대한 반성은커녕 침략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움직임이 우후죽순처럼 일고 있다.

일본 극우성향 언론인 산케이 신문은 지난 7일자 칼럼에서 “한국이 이룬 경제발전은 일본이 패전 이후 남긴 자산 덕분이며, 따라서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노역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한국이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량·문화재 등 돈 되는 것은 깡그리 쓸어담아 가고 가져갈 수 없는 공장은 내버려둔 채 도망치고선 이제 와서 자기네 덕에 우리가 잘 살게 됐다니, 날강도가 따로 없는 황당한 헛소리다.

칼럼은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국내 친일파 학자의 주장을 근거로 들어 패전 후 일본이 남긴 자산총액이 당시 통화로 52억 달러였으며, 현재 가치로 수천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일본인이 한국을 떠날 때 남긴 거액의 재산이 미국을 거쳐 한국에 양도됐으며, 한국 경제발전의 기초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일제 치하 36년은 비극 그 자체였다. 이로 인해 우리가 입은 유·무형적 피해는 어떠한 표현을 동원해도 모자란다. 일제수탈의 실상은 일본인 학자인 도리우미 유타카 박사가 ‘일본학자가 본 식민지 근대화론’이란 저서에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는 당시 자료를 바탕으로 일본의 투자가 일본인 배를 채우는데 들어갔다고 밝히고 있다. 일제 때 한국에 온 일본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하고 직업이 없는 실업자였는데도 그들은 모두 부자가 된 반면에 조선인들은 더 가난해졌다. 일본인은 조선인을 상대로 가만히 앉아서 돈놀이를 했으며, 조선 사람의 돈이 일본인에게 흘러갔다는 것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당시 일본 본국 관리나 정치인들은 조선에서 공업을 일으켜선 안 된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는 대목이다. 도리우리 박사에 따르면, 메이지유신 초기 식산흥업(일본 메이지 정부에 의한 신산업 육성 정책)을 통해 공업을 발전시켰던 일본이 조선에는 관영 공장을 전혀 짓지 않았다. 일본 본토에 있는 공장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니 패전 후 일본이 남긴 기업은 일본이 조선을 위해 설립한 게 아니라 조선에 대한 수탈을 목적으로 세운 것으로 보는 게 상식적인 판단이다. 그런데도 친일 세력들은 ‘식민지 근대화’를 운운하며 수탈 역사를 지우려는 일본의 혀가 되기를 서슴지 않는다.

무형적인 피해는 더욱 크다. 아니 어느 정도인지 측정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맞다. 이미 1905년 을사늑약 이전부터 일본에 의한 만행은 진행되고 있었다. 일본 낭인에 의한 무자비한 명성황후 시해사건은 조선 왕실과 백성들의 자존감에 크나큰 상처를 안겼으며, 조선 군대를 무력화시켜 나라를 방어할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또한 불의한 권력을 징치하고 부국강병과 자주적인 근대화롤 꾀했던 동학농민군을 진압해 자생적인 근대화의 싹을 잘라버렸다.

1910년 한일강제병합은 반 만 년 동안 이어져 오던 한민족의 혈맥(血脈)을 끊어놓았다. 한반도 산하는 일제 침략군에 짓밟혀 황폐화 됐으며 민족의 동질성은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동질성 상실은 결국 해방 후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으로까지 이어졌으니 일제침략으로 인한 피해는 단지 눈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또한 일제 치하 36년 동안 나라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애국지사, 독립운동가들이 잔혹한 고문과 총칼 앞에 스러졌으며, 일제의 간악한 수탈로 삶이 송두리째 뽑혀버린 백성들은 남부여대(男負女戴)하고 고향을 떠나 유랑민 신세가 됐다. 나아가 일제에 의해 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의 강제적인 이행으로 역사, 문화, 교육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심각한 단절과 균열이 발생해 한민족은 과거를 잃어버린 비극적인 민족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 외에도 일제로 인해 우리 민족이 입은 피해는 일일이 형용할 수조차 없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와 극우 인사, 언론, 그리고 이에 동조하는 국내 친일세력들은 일본이 저지른 죄과(罪過)에는 눈 감고 과거사를 덮어버리기 위해 수탈의 역사 위에 근대화론을 덧씌우려 하고 있다. 일본은 정의연과 윤미향 의원 사태가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를 약화시킬 것이라 여긴다면 이는 엄청난 착각이다. ‘천년이 가도 만년이 가도 반드시 일본은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한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말이 한국인들 가슴에 무겁게 내려앉아 천년이 가도 만년이 가도 지워지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모용복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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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연 2020-06-15 22:54:38
지금의 독일이 자신들이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과 나치의 유태인 대학살에 의한 자신들의 잘못을 동시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었던 것처럼, 지금의 일본도 당연히 우리나라와 중국을 동시에 침략한 것에 의한 자신들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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