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분열은 패배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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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분열은 패배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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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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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말이 있다.

아주 속이 좁은 사람을 두고 밴댕이라고 하는데, 이 보다 더 좁아서 밴댕이 속의 아주 작은 부스러기 같은 마음 씀씀이를 뜻하는 말이다.

4.7 재보선 결과 야당인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뒀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큰 차이로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하지만 선거 이후 야권은 ‘밴댕이 소갈딱지’처럼 속 좁은 언사(言辭)들이 난무하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대표가 오세훈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야권의 승리”라고 한 부분을 문제 삼은 것이 도화선이 됐다. 즉, 김 전 위원장이 “야권의 승리라고 하는데,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은 하나.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이 승리한 것이고 안 대표는 국민의힘 승리를 축하해야 했다”라고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생뚱맞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또 건방지다는 표현도 상대에 대한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 아무리 아들뻘 되는 사람이라고 해도 한 정당의 대표인데, 건방지다는 표현은 너무 지나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의 자업자득인 셈이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의 승리라고 하더라도 범야권의 승리지 국민의힘만의 승리라고 할 수 없다. 선거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나 국민의당, 금태섭 전 의원 등 중도세력, 조국흑서팀 등 반문진보세력의 역할, 윤석열 전 총장의 존재가 모두 큰 힘이 되었다”며 강조했다.

장제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뜬금없이 안 대표를 향해 토사구팽식 막말로 야권통합에 침까지 뱉고 있다”며 “팔 걷어붙이고 우리를 도와준 상대에게 고맙다는 말은 하지 못할망정, ‘건방지다’며 막말을 돌려주는 것, 그것이 더 건방진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언론도, 국민들도 대부분 이번 4.7 재보선 결과를 ‘야권의 승리’라고 하지, ‘국민의힘 승리’라고는 별로 하지 않는다.

야권의 승리라고 해서 국민의힘 승리가 줄어드는 것은 더욱 아니다. 오히려 재보선에서 안 대표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김 전 위원장이 치켜세워주었다면 어른으로서 더욱 존경받았을 것이다.

전쟁에서 일부만 전공을 독차지하려고 하면 팀웍은 깨질 수 밖에 없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화를 이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서로 전공을 내세운다면 팀웍은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감정싸움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통합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통합보다 자강(自强)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우군을 적으로 만들면서 하는 자강은 자강이 아니라 자살 행위일 뿐이다. 정치적 분열은 패배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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