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1·2리 마을 진입로에 둘레 5m·높이 7m 거대 향나무
지역 산림보호기관 “보호수로 지정해 시 관리 필요” 조언
지역 산림보호기관 “보호수로 지정해 시 관리 필요” 조언
청하면 용두1리와 2리를 잇는 마을 진입도로. 이곳 마을입구에는 둘레 5m, 높이 7m에 이르는 거대한 향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랜 세월 마을 수호자 역할을 해온 이 향나무는 3곳으로 가지를 뻗어 한 그루의 나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산새들이 웅지를 튼 웅장한 숲을 이루고 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 나무는 300여 년 전 울릉도에서 어린 묘목을 가져와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향나무가 지키고 있는 청하 용두1리와 2리는 원래 한 마을이었으나, 오래 전 큰 홍수로 도랑이 넘쳐 마을이 두 지역으로 갈라져 멀어지게 됐다. 용두1리는 ‘새마리’, 용두2리는 ‘허우리’ 라는 새로운 마을 이름도 붙었다. 이로 인해 마을에 사는 노인 분들은 서로 왕래할 수 없는 처지가 됐고, 서로 만날 수 없었던 북촌영감님과 광명할머니의 사랑이야기도 전해진다.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온 사랑이야기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방언을 딴 할배(새마리)와 할매(허우리) 마을로도 불렸다.
훗날 두 마을 주민들은 어르신들의 만남을 이어주는 영혼재를 지내왔다. 용두1리는 5년, 용두 2리는 1년 주기로 각각 제사를 지낸다.
마을 향나무는 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만날 수 없었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무를 심은 주인공은 서정산씨로 알려진다. 서씨는 지금으로부터 약 300여 년 전 용두2리 구장(현 이장)직을 수행할 당시, 울릉도에서 가져와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씨는 두 어르신이 이곳 향나무에서 만나기를 기원해 어린 향나무 묘목을 심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주민들은 향나무를 심기 이전 두 마을에 우한과 다툼이 끊이지 않았으나 향나무를 심고 난 이후 화목하게 됐다는 구전도 소개했다. 향나무는 수백년을 마을 수호자로 자리를 지켜왔지만, 지금은 관리 손길이 닿지 않고 방치돼 왔다. 주변에는 마을 유일한 식수였던 우물터가 있으나, 이 역시도 관리되지 않고 있다.
포항지역 산림보호기관과 조경 관계자 등은 “향나무 규모 등에 감안해 200년 이상 수령 목으로 보인다”며 “주위에서 흔히 보기 힘든 나무이며, 보호수 지정으로 시 관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김동준 마을 이장은 “두 마을의 화합을 상징하는 수백년 된 향나무가 방치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깝다”며 “향나무에 서린 마을 이야기가 가까운 월포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에게 추억을 간직할 기억공간이 될 수 있도록 포항시와 협의해 꾸며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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