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청하 수령 300년 향나무 보호 절실
  • 신동선기자
포항 청하 수령 300년 향나무 보호 절실
  • 신동선기자
  • 승인 20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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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1·2리 마을 진입로에 둘레 5m·높이 7m 거대 향나무
지역 산림보호기관 “보호수로 지정해 시 관리 필요” 조언
청하면 용두리 수백년 추청 향나무.
청하면 용두리 수백년 추청 향나무.
청하면 용두리 수백년 추청 향나무.
청하면 용두리 수백년 추청 향나무.
포항시 북구 청하면에서 수백년 된 향나무가 방치되고 있어 보호수 지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하면 용두1리와 2리를 잇는 마을 진입도로. 이곳 마을입구에는 둘레 5m, 높이 7m에 이르는 거대한 향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랜 세월 마을 수호자 역할을 해온 이 향나무는 3곳으로 가지를 뻗어 한 그루의 나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산새들이 웅지를 튼 웅장한 숲을 이루고 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 나무는 300여 년 전 울릉도에서 어린 묘목을 가져와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향나무가 지키고 있는 청하 용두1리와 2리는 원래 한 마을이었으나, 오래 전 큰 홍수로 도랑이 넘쳐 마을이 두 지역으로 갈라져 멀어지게 됐다. 용두1리는 ‘새마리’, 용두2리는 ‘허우리’ 라는 새로운 마을 이름도 붙었다. 이로 인해 마을에 사는 노인 분들은 서로 왕래할 수 없는 처지가 됐고, 서로 만날 수 없었던 북촌영감님과 광명할머니의 사랑이야기도 전해진다.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온 사랑이야기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방언을 딴 할배(새마리)와 할매(허우리) 마을로도 불렸다.

훗날 두 마을 주민들은 어르신들의 만남을 이어주는 영혼재를 지내왔다. 용두1리는 5년, 용두 2리는 1년 주기로 각각 제사를 지낸다.

마을 향나무는 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만날 수 없었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무를 심은 주인공은 서정산씨로 알려진다. 서씨는 지금으로부터 약 300여 년 전 용두2리 구장(현 이장)직을 수행할 당시, 울릉도에서 가져와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씨는 두 어르신이 이곳 향나무에서 만나기를 기원해 어린 향나무 묘목을 심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주민들은 향나무를 심기 이전 두 마을에 우한과 다툼이 끊이지 않았으나 향나무를 심고 난 이후 화목하게 됐다는 구전도 소개했다. 향나무는 수백년을 마을 수호자로 자리를 지켜왔지만, 지금은 관리 손길이 닿지 않고 방치돼 왔다. 주변에는 마을 유일한 식수였던 우물터가 있으나, 이 역시도 관리되지 않고 있다.

포항지역 산림보호기관과 조경 관계자 등은 “향나무 규모 등에 감안해 200년 이상 수령 목으로 보인다”며 “주위에서 흔히 보기 힘든 나무이며, 보호수 지정으로 시 관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김동준 마을 이장은 “두 마을의 화합을 상징하는 수백년 된 향나무가 방치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깝다”며 “향나무에 서린 마을 이야기가 가까운 월포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에게 추억을 간직할 기억공간이 될 수 있도록 포항시와 협의해 꾸며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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