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星전자 협력업체 부도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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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星전자 협력업체 부도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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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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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윤환/언론인
 
 초일류기업 삼성이 안팎으로 곤경에 빠졌다. 안으로는 법무실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비자금 특검에 휘둘리고, 밖으로는 세계 IT 산업 라이벌 일본업체들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의 `삼성 따돌리기’에는 `치사한 배신’이 담겨 있고, 그 배후에 일본 정부가 도사리고 있어 심각성이 더하다. 이런 가운데 삼성의 주요 협력업체가 도산했다. 삼성 위기로 한국 경제도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100조 원에 이르는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부터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옛 LG필립스LCD)는 세계 LCD패널 시장을 40%나 석권하며 `디스플레이 코리아’ 위상을 굳혀왔다. 디스플레이는 TV와 모니터 등 세트 제품 경쟁력에 직결된다. 우리나라가 LCD TV와 모니터 수출 1위를 지켜온 것도 국내에 LCD패널 세계 1ㆍ2위가 버티는 덕분이다.
 그런데 일본의 소니ㆍ샤프 진영과 마쓰시타ㆍ히타치 진영이 최근 잇따라 LCD 생산라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어 디스플레이 코리아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소니와 샤프는 샤프가 오사카 사카이시에 건설 중인 LCD 공장에 소니가 출자하는 방식으로 합작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이 공장은 2009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 40인치를 기준으로 연간 TV 500만 대 분 액정 화면을 생산한다. 삼성과 합작해온 소니의 샤프 합작 선회는 사실상 삼성 타도를 위해 일본기업끼리 손잡은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한국의 소니-삼성 합작회사가 8세대 LCD를 생산하는 데 대해, 소니·샤프 일본 합작공장은 화면이 보다 큰 10세대 LCD를 생산할 예정이라는 것. 샤프와 소니가 내년 10세대 라인을 완공하면 LCD 업계 처음 10세대 라인을 가동하게 된다. 60~70인치대 초대형 LCD TV 생산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10세대는커녕 8세대 제2라인 투자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특검에 시달리며 투자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샤프와 마쓰시타를 양축으로 패널 생산라인을 확대하면 막강한 TV 브랜드 파워와 결합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에 역습이 가해질 전망이다. 당장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자양분으로 성장해온 국내 디스플레이 분야 장비 재료 업체들의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 소니와 샤프의 10세대 LCD 패널 공동 생산 합작에 따라 예상됐던 삼성ㆍ소니 10세대 LCD 합작 생산공장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봐야 한다. 10세대 LCD 생산공장은 투자 규모가 5조 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10세대 LCD 생산공장 투자가 무산되면 5조 원의 국내 투자효과가 사라진 것은 물론 일자리 5000여 개도 함께 날아간다. 결국 연 100조 원 규모 세계 디스플레이시장에서 40%를 차지하는 한국 입지가 흔들릴 위기를 맞았다. 1위인 삼성전자가 3~4위로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 섞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변호사 한 명이 천주교 일부 사제들을 등에 업고 폭로한 삼성 비자금 의혹이 삼성 전체를 뒤죽박죽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룹전체가 거의 혼절한 상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삼성발 경제침체가 닥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삼성에 LCD 후면광원장치를 납품하는 `우영’이 2월말 최종 부도 처리됐다. 삼성은 3년 전 우영이 위기를 맞았을 때 170억 원을  지원해 우영을 살린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특검 여파로 정상적 경영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현실화된 것이다. 우영 아닌 다른 협력업체에 또 부도가 날지 모른다. 그들은 삼성에 SOS를 치겠지만 삼성은 안팎의 악재로 거의 혼절한 상태다. 불행한 일이다.
 물론 삼성의 비자금과 불법 상속 의혹은 비난받아야 한다. 그러나 비리 수사도 삼성의 몸통이 만신창이가 되는 상황까지 몰고 가서는 곤란하다. 소의 발바닥에 박힌 가시를 뺀답시고 소를 죽일 수는 없는 일이다. 삼성의 반성과 사죄를 전제로 삼성을 옥조이는 결박을 하루바삐 풀어주는 게 어떤가. 삼성 위기상황을 이용해 삼성 죽이기에 나서는 일본 기업들이 얄미워서도 그렇고, 뒤에서 이를 조장하는 일본 정부가  미워서도 그렇다. 디스플레이 시장만이라도 대한민국이 굳건히 지키는 모습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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