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어떻게 바뀌고 복은 어디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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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어떻게 바뀌고 복은 어디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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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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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팍팍해질수록 사람들의 입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운명’과 ‘복’이다. 계획한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타고난 팔자가 그렇다거나 지지리도 복이 없다.라고 한탄한다. 반면에 경제적으로 부유하거나 사회적 지위를 쟁취한 사람에겐 복이 많아서 또는 운이 좋아서라며 부러워한다.

운명과 복이라는 말은 우리의 의식 속에 깊숙이 밀착되어 있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생활을 살펴보면 복을 비는 말과 상징들이 얼마나 많이 편재되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모두 열거할 수 없지만, 이를테면 궂은일을 하면 복이 달아난다며 꺼리고, 좋은 일을 하면 복이 들어온다고 믿는 것, 사람의 생김새나 손금을 보며 다가올 운명을 점치는 등의 관념이나 행위들이다.

긴 인류 역사에서 인간의 마음속에 깊게 뿌리내린 운명론은 서양에서는 점성술에서 기인했고, 동양은 사주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운명이란 무엇이고 복은 또 무엇인가? 간단하게 정리하면 운명은 우주의 섭리나 법칙에 따라 사람의 흥망성쇠와 존망이 정해져 있는 것이고, 복은 인간의 힘을 초월한 어떤 기운에 의해 주어지는 것으로 사람의 삶에서 일어나는 “좋은 일들”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그런데 운명과 복은 서로 같이 붙어 다니는 종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좋은 운명을 가진 사람은 복 받은 사람이고, 나쁜 운명으로 태어났을지라도 복을 많이 받으면 운명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타고난 운명은 바꿀 수 없는 것인가. 운명을 한자로 풀어보면 전혀 뜻이 다른 두 글자가 결합되어 있다. 운(運)은 움직일 운으로 유동적이라는 뜻이고, 명(命)은 명령을 받았다는 뜻으로서 고정되어 있고 따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불가항력적으로 성립되는 고정불변의 틀이 있다.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고, 부잣집을 택하여 태어날 수도 없다. 부모에게 물려받는 유전적인 형질이나 성격도 마찬가지다. 절대로 바꿀 수 없는 이런 요인은 고스란히 명(命)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운(運)은 유동적이다. 생존을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지해야 하는 시기를 지나면 세상이라는 거친 바다에 나가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 거대한 배도 키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가듯, 자신의 인생이 어디로 갈지, 어디에 이를지, 아니면 평생 항구에 정박해 있다가 녹슬어 갈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운은 자신이 하기에 따라 좋게 할 수도 있고 나쁘게 할 수도 있는 인간이 대처할 수 있는 영역이다. 삶을 대하는 태도, 마음가짐, 가치관, 노력, 행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같은 노력을 하더라도 뭐든지 잘 풀리고 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 열심이어도 하는 일마다 꼬이고 실패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 그럴까! 정말 복이란 게 있는 것일까?

그럼 어떤 사람에게 복이 찾아들어 운이 변하고 운명이 바뀌는가. 예로부터 ‘복이 절로 들어온다’, ‘오던 복도 달아난다’라는 말을 참으로 많이 들었다. 그런데 그 말은 정말 맞는 말이다. 복은 사람의 행위를 판별하는 지각을 가진 생물과도 같다. 우리가 자식에게 더러운 그릇에 밥을 담아 주지 않듯, 복은 담길 만한 그릇이 아니면 들어앉지 않는다. 불평과 악함, 교만과 나태, 부정적인 언행, 정리하지 않아 집안과 주변이 지저분한 사람에게는 복은 오다가도 비껴가고, 있던 복도 못 견뎌 달아난다. 반면에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사람, 온화하고 긍정적이며 성실한 사람, 부드러운 표정과 말투,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 정결하고 깔끔한 사람에게는 지나가던 복도 뒤돌아보고는 발걸음을 돌려 들어앉는다. 그리고는 거처를 마련했다며 복의 친구인 행운과 기쁨을 불러들인다.

놀라운 사실은 가설로 치부하거나 그저 막연하게 생각했던 이런 일들이 물리적 현상과도 일치한다는 것을 양자역학이 증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 표정, 마음속의 생각은 에너지를 발산하여 공명한다. 그러다 같은 고유특성을 가진 에너지를 만나면 증폭되어 되돌아온다. 그래서 불평하면 불평할 일이 자꾸 생기고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더 늘어나는 것이다.

우주는 마치 자석과도 같다. 우리의 내면에 있는 것들을 무시하거나 간과하지 마라. 복은 당신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마음속까지 낱낱이 들여다보고 있다. 당신이 좋은 기운을 방사하면 좋은 일을 끌어들이고, 부정적인 기운을 방사하면 안 좋은 일들이 증폭되어 돌아온다.

현재 상황이 어떠하든지 간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아주 작은 일부터 긍정하고 감사하라. 그리고 말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라. 지금 당장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지속하라. 그래야 좋은 운을 끌어당기고 범사에 복을 받아 마침내 운명도 바뀌게 된다.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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