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듬히
  • 김희동기자
비스듬히
  • 김희동기자
  • 승인 2023.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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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상진



비스듬히

몸을 기울여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꼿꼿한 자세만으로는 볼 수 없는

세상과 사람의 틈



비스듬히 보아야

세상이 살갑게 보일 때가 있다

예의처럼 허리를 숙여야 오를 수 있는 산비탈 집들

첫차에 등을 기댄 새벽의 사람들



기대고 싶거나 주저앉고 싶을 때

손 내밀고 어깨 주는 것은

언제나 비스듬한 것들




삐딱하다는 것은

홀로 세상에 각을 세우는 일이지만

비스듬하다는 말은

서로의 기울기를 지탱하는 일



더러는 술병을 기울이면서

비스듬히 건네는 말이

술잔보다 따뜻하게 차 오를 때가 있다


 

 

 

권상진 시인
권상진 시인

1972년 경주 출생

2013년 전태일문학상으로 작품활동 시작

2021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받음

시집 <눈물 이후>

합동시집 <시골시인-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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